이팝나무의 존재감

- 오월의 아이들에게

by 글쓰는 민수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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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팝나무의 존재감


여름의 길목 입하 지나 피어나는 이팝나무

하얀 이밥이 생각나는 이팝나무

오월의 주인공인 이팝나무


학교 안에도 가득 핀 흰 꽃을 구경하다가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이팝나무를 보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 물어보았다


한 아이는 치즈 나무 같다고 하고

한 아이는 연유를 뿌려놓은 팥빙수 같다고 하고

한 아이는 눈꽃이 피어난 것 같다고 웃는다

마지막 아이는 한숨을 쉬더니 자기 성적 같다며 고개를 떨군다

저렇게 열심히 꽃을 피워도 존재감 없는 5등급 같다고 …


산수유 벚꽃 철쭉이 화려하게 지나간 뒤에

가녀린 꽃잎을 최선을 다해 펼치는 이팝나무는

그래도 오월의 주인공이 되지 않았느냐는 말을

돌아서는 아이에게 하지 못했다


아이의 그 말만이 이팝나무의 향기처럼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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