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고시마 '활화산 앞에서 낚시를'
오스트리아와 헝가리를 어플 없이 여행하는 풍향고2를 재미있게 봤다.
성당, 궁전, 미술관에 감탄하고 감동하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그런데 같은 비용으로 단 한 번 간다면, 나는 남유럽의 알프스나 북유럽의 빙하를 보러 가고 싶다.
왠지 유럽의 고급문화를 편하게 즐기기 어려운 '아는 것이 병' 증세라고 할까? 하지만 대자연은 왕족, 귀족, 성직자, 민중 모두에게 평등했다. 그래서 마음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2월 11일, 가고시마 여행 셋째 날에는 일본의 대자연을 영접하기 위해 배를 타고 사쿠라지마에 갔다. 다행히 날씨가 좋아져서 '활화산 아래에서 낚시를!' 미션도 성공했다.
아이들의 낚싯줄이 끊어져서 바꾸러 갔는데, 현금 300엔이 없어서 1km를 걸어 편의점에 갔다. ATM 기기에서 1만 엔 이상만 인출이 되어 당황했지만, 친절한 점원이 잔돈으로 바꿔주어서 다행이었다.
돌아오는 길에서 만난 찰랑이는 파도, 간지러운 바람, 온몸의 세포를 깨우는 맑고 시원한 공기는 이번 여행의 최고 순간이었다. '사쿠라지마 낚시 공원에 갈 때는 꼭 동전을 챙겨 가라'는 팁까지 공부하지 못한 것이 가져다준 오늘의 '꾸역꾸역 행운'이었다.
사쿠라지마에서 숙소로 돌아올 때, 마트에서 먹거리를 사 왔다. 유럽에 가더라도 관광객이 없는 로컬 시장에 꼭 가고 싶은데, 일본에는 마트나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저렴한 도시락, 신선 식품이 많아서 구경하고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미슐랭 맛집의 코스 요리도 좋지만, 마트 진열대에서 최선의 도시락을 낙점하는 이 '소박하고도 치열한 눈치 싸움'이 재미있다. 여행에서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 냄새 나는 묘미다.
유튜브에서 마츠다 부장이 맛있게 먹길래, 가고시마의 자부심이라 '키비나고(샛멸)'을 마트에서 사서 설레는 마음으로 입에 넣었는데, 비린내가 심해서 절반을 버렸다. ㅜ.ㅜ 보기엔 예뻤지만, 생멸치를 날로 먹는 느낌. 초고추장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이것 빼놓고는 오늘도 해피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