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그만 둔 아이의 글을 읽다가

- 교사의 12월 이야기 (2)

by 글쓰는 민수샘

아이는 떠났지만 글은 남았다.

글쓰기 수행평가를 돌려주다가

그 아이의 이름만 다시 돌아왔다.


꾹꾹 눌러쓴 한 글자 한 글자가

감옥에 갇힌 죄수들처럼 답답해보였다.

내가 빨간 펜으로 밑줄 친 문장들을 다시 읽어보았다.


나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에 가고 있을 때...

이것은 나에게 주어진 행복

또는 주어진 불행이라고 생각한다.

타인의 희생을 생각한다면 그것이 진짜 행복이라 할 수 있을까?

나에게 온전히 주어진 즐거움이기 때문에 행복인 것이다...


생각이 참 많았던 아이는

학교 밖에서 다른 생각을 하기로 했나 보다.

사정이 있겠지만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했다.

대신 교실의 빈 자리를 보며 이렇게 속삭였다


생각이 많은 너의 모습

그게 정말 너야

어디서든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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