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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코디 Oct 19. 2021

딩동~ 업무가 도착했습니다.

멀지 않은 시대에 사무직 직원의 스마트폰이 울립니다.

김대리가 일하는 회사는 기업을 상대로 소비재를 판매하는 회사이고, 김대리는 기업 세일즈팀에 소속되어 있다. 올해 새로 취임한 사장은 몇 년 동안 정체되어 있는 회사의 성장을 위하여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로 "150%" 성장을 필두로 열심히 영업을 푸시하고 있다. 기존의 고객관리 서비스(CRM)를 이용하여 관리를 하고 있었는데 오늘부터는 영업사원 스마트폰에 새로운 CRM 앱을 설치하라고 한다. 김대리의 불행은 시작되었다.


아침 회의 후 김대리는 회사 업무 지시대로 앱 스토어에서 CRM 앱을 설치했다. 간다한 인증과정을 거친 후 '업무 시작'이라는 버튼을 클릭했다. 바로 지도가 나타나면서 알림이 울리기 시작했다. 'ㅇㅇ상사에 견적서를 전달해주세요' 맞다 오늘 견적서 주기로 했었지. 김대리는 자기 자리에서 견적서를 작성해서 이메일로 전달하고 확인 버튼을 눌렀다. 누르자 마다 새로운 알림이 울렸다. 지난주에 컨택했던 회사와 통화를 하세요. 김대리는 지시에 맞게 해당 전화번호를 눌러서 담당자와 통화를 했다. 담당자는 미팅할 때부터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역시나 다음에 다시 검토하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김대리는 통화를 마치고 반응과 제안 실패를 클릭했다. 이렇게 몇 개 더 알림을 받고 거래처를 방문하고 점심 식사를 했다.


다음날 아침 미팅에서는 벌써 업무 지수가 수치화되어 표시되기 시작했다. 업무 처리 평점, 고객 피드백 점수, 계약 성사율, 고객 이탈률 등등 말이다. 큰 스크린에도 표시가 되고 내 앱에서도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트레스받는 것은 사람들의 순위가 나오기 시작했다. 위에 있는 직원들이야 기쁜 표정을 감추고 있었지만 하위권에 있는 직원들의 얼굴은 장난이 아니다. 회의가 끝나자마자 다시 업무 시작 버튼을 눌렀다. 누르자마자 어제처럼 업무 알림이 울리기 시작한다. 제안서를 작성하다가 친한 친구가 찾아와서 근처 커피집에서 담소를 나누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또 알림이 울리기 시작한다. 제안서가 지체된다는 내용이다. 이미 AI가 내가 작성하는 제안서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다. 친구에게 미안함을 이야기하고 급히 사무실로 들어왔다. 30분 지체. 화면에서는 빨간색으로 표시가 되어 있었고, 점 평가 점수도 1점 떨어졌다. 


한 달이 지나면서 이제는 모두가 스마트폰 알림 소리에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근무시간 동안에는 회사의 직급과 상관없이 모두 스마트폰과 업무를 하고 있다. 또한 모든 업무의 점수는 평가되어 기록되고 있다. 고객의 불평불만은 바로 점수화가 되어 반영된다. 회사에서는 벌써 나의 영업점수를 기반으로 평가 및 보상 체계를 수정할 거라고 한다. 말년 과장인 이 과장에게는 요즘 알림의 숫자가 확실히 줄었다. 처음에는 알림이 적어서 좋아했는데, 좋아할 일이 아닌 거라는 것을 느꼈는지 요즘에는 하루 종일 스마트폰에서 알림이 울리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


AI와 연결된 CRM 시스템은 업무 내용이 자동으로 처리되고 사람이 해야 하는 부분에 있어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마치 배달앱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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