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면 될 거 아냐
오랜만에 글 쓰러 브런치에 왔다.
글을 쓰는 건 재밌지만 브런치에 글 쓰는 건 재미없다.
뭔가 그럴듯한 글을 써야 할 것 같고 예쁜 그림을 넣어야 할 것 같다.
비전, 통찰, 공감, 감동, 세련됨.. 뭐 이런 것들이 없는 글은 이 플랫폼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내 글은 주로 배설이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싶고 내 글에 대해서 공감, 반박 어떤 것도 듣고 싶지 않을 때가 많다.
배설을 하는 도중에도 배설물을 어느 정도 정돈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습관이긴 하다.
나는 논리 정연한 글 쓰는 훈련을 n 년 간 해왔으니까..
그래도 평소에 편하게 글을 쓸 때 그 글들은 대부분 분노의 표현이고 욕설이 난무할 때가 허다하다.
브런치는 이런 내 마음을 모른다.
나도 좋은 글 쓰고 싶지.
근데 내가 지금 좋은 글 쓸 만한 심신의 여유가 없는데 글이 써지겠냔 말야.
온 세상이 나를 들들 볶는데 뭔데 너까지 나를 주기적으로 볶느냔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