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불안한 휴머니스트 굴비씨
May 25. 2023
그 누구인들
편안한 밤을
보내고 싶지 않았으랴
못내 게워낸
잔술을 뒤로하고
새벽에 오르는
육중한 트럭은
다섯 가족 삶이 달린
마지막 생명줄
나는 오늘
양재를 지나
부산으로 갈 텐데
막내는 자꾸 열이 오르고
아내는 학원비로
바가지를 긁어
몹쓸 손찌검도 사실이라
이 새벽
8차선 도로에는
아무도 없건만
빠르게 가든
느리게 가든
당일 치기는 글렀어라
못 배운 한인가
얇은 귀가 문제였나
못난 중년은
운전대를 잡고
검은 도시를 도망해 보건만
길은 또 다른 삶으로 이어져
내가 숨이나 쉴 곳은
어두운 길 밖엔 없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