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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용달차 인생

2022.11.30.

그 누구인들

편안한 밤을

보내고 싶지 않았으랴


못내 게워낸

잔술을 뒤로하고

새벽에 오르는

육중한 트럭은

다섯 가족 삶이 달린

마지막 생명줄


나는 오늘

양재를 지나

부산으로 갈 텐데

막내는 자꾸 열이 오르고

아내는 학원비로

바가지를 긁어

몹쓸 손찌검도 사실이라


이 새벽

8차선 도로에는

아무도 없건만

빠르게 가든

느리게 가든

당일 치기는 글렀어라


못 배운 한인가

얇은 귀가 문제였나

못난 중년은

운전대를 잡고

검은 도시를 도망해 보건만


길은 또 다른 삶으로 이어져

내가 숨이나 쉴 곳은

어두운 길 밖엔 없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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