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주파수> 채널 2. 범블비 스페이스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은 눈뜬장님과도 같다. 과연 우리들은 눈뜬장님일까? 아니면 모든 것들을 제대로 보고 있을까? 세상에는 두 가지의 종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개척자 vs 수긍자. 개척자는 만족을 모른다. 항상 새로운 것을 찾기를 원하고 새로운 가치를 추구한다. 이들은 도전을 즐기면서 위험과 마주할 용기가 있다. 이와 다르게 수긍자는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현재 삶에 큰 반항이 없으며, 주어진 것도 감사하게 여긴다. 불편을 새로운 방식으로 고치려고 하지 않는다. 수긍자와 개척자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언제나 개척자들이다.
시도했다가 실패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유일한 죄악은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수엘렌 프리드의 명언을 개척자들은 알고 있다. 이들은 시도하고 시도해서 불편함을 편함으로 바꾼다. 세상의 문제에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 나선다. 범블비 스페이스(Bumblebee Space)의 창업자 머시(Sankarshan Murthy) 역시 개척자 중 한 명에 속한다. 머시는 애플에서 애플 와치 개발에 참여했고, 테슬라에서 모델 Y에 참여했던 경력이 있었다. 하지만 범블비 스페이스는 대기업에서 근무하면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만든 것이 아니다. 바로 디즈니의 미키마우스 집을 보고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되었다.
머시는 물건이 자유자재로 옮겨질 수 있다면 더 많은 여유공간이 생길 것이고, 작은 구조의 집이라도 더 많은 수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믿었다. 머시의 팀은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소득의 40%를 주택에 지출하지만, 이에 대한 활용도가 높지 않다는 것에 집중했다. 도심의 주택 가격은 과거에 비해서 급상승하였고, 비싸진 임대료 때문에 실제로 사람들의 주거공간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었다. 머시와 그의 팀은 해당 아이디어가 실현된다면 작은 공간에 사는 사람들에게 효율적 공간 사용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범블비 스페이스의 팀원은 천장에 빈 공간을 사용하기로 생각했다. 우리가 작은 공간이 좁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모든 가구들이 지면에 붙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공간은 지면이라는 2차원적인 평면이 아니라 입체적인 공간이었다. 이미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는 지면 외의 공간인 공중권을 거래하면서 큰돈을 번 경험이 있었다. 범블비 스페이스팀에게 주거 공간은 '평수'가 아니라 '부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평면'의 공간이 '부피'로 변하면서 공간의 활용법은 무궁무진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범블비 스페이스는 IoT(Internet of Things)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부피가 큰 침대는 자고 일어나면 어플을 통해서 천장으로 올려놓을 수가 있다. 또한 어플에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저장해두면 필요로 할 때 해당 수납공간을 내려서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평소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공간에 대한 자유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는 1개의 방을 가진 사람이 2개의 방을 이용하게 하는 것과 같다.
범블비 스페이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Share House를 운영하는 Starcity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Share House는 값비싼 지역에서 저렴하게 주거 공간을 이용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공간을 제공한다. Share House는 다양한 공동 공간을 제공하지만 그만큼 개인 공간이 작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범블비 스페이스가 적용된다면 Share House의 사용자들은 이전보다 넓은 개별 공간을 획득하게 된다.
Starcity의 CEO인 존(Jon Dishotsky)은 "사람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더 적은 공간에서 사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적은 공간에서 더 많은 것을 얻지 못하는 단점이 존재한다. 이를 해결해 주는 것은 바로 범블비 스페이스의 모듈식 가구이다."라고 언급하면서 범블비 스페이스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현재 범블비 스페이스는 기존의 주택을 새롭게 인테리어 하기보다는 신규 건설을 시작하는 부동산 개발 회사와 거래를 시작하고 있다. 기존의 주택을 개조하기보다는 처음부터 범블비 스페이스의 기술이 첨가된 주택이 더욱 쉽게 접근 가능하기 때문이다.
참신한 혁신은 우리가 바라보는 것을 어떤 식으로 재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진다. 범블비 스페이스는 트랜스 포머에 나오는 범블비처럼 멋지게 주인공을 구할 수는 없지만, 공간에 머무는 사람에게 더욱 편안한 경험을 주게 될 것이다. 조만간 한국에 있는 수많은 오피스텔이 범블비 스페이스의 아이디어를 본 따서 투룸 같은 원룸을 선사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