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_ 30대 국민연금 (불로소득)
+ 30대 노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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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 달 전 국민연금에 가입했다.
가입 나이 30대. 늦은 시작이다. 20대 중반부터 내가 돈 벌어서 가입하겠다며 버티다가 나이만 먹자 국민연금 관련 방송을 보신 어머니가 빨리하는 게 득이라는데 뭔 똥고집이냐며 바로 국민연금공단에 끌고 가 주신 덕분에 올해부터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돈은 부모님이 내주시는 거로…. (나중에 꼭 갚아야지..ㅠㅠ)
국민연금은 60대 중반 이후 불로소득을 마련하기 위해 가입했다.
물가상승이 반영되고 국가가 책임진다는 장점을 활용하려고. 여기에 관한 장단점, 왈가왈부는 목차 下에 자세히 다뤘던 터라 더는 언급하지 않을 참이다.
다만, 연금 기금 고갈로 현 30대는 후에 국민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려 한다. 헛소문이라고 가벼이 여기기에는 무너져가는 중간층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제, 아이 보기가 귀해지면서 실감하는 인구절벽 등 그것이 가능하다는 게 눈으로 확인되고 있어서 심히 불안하긴 하다.
하지만 세상에 100% 안전한 연금 상품이 있을까?
턱없이 낮은 금리와 수익률이 물가상승을 따라잡지 못해 생기는 손실과 개인회사의 불안정성 등을 가진 건 개인연금도 매한가지다. 근데 국민연금이 불확실하다는 얘기 끝에는 꼭 개인연금이 중요하다는 말이 붙는다. 개인연금 역시 불확실한데 말이다. 국가와 기업 중 어디가 더 안전할까? 감히 이거다 저거다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실 재무설계 전문가들은 이 2개를 모두 마련하라고 한다.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둘 다 필요하다고. 나 역시 그게 정답이라고 본다. 실제로 지금 60대 부모님에게 필요한 건 둘 다이기 때문이다.
혹시나 결과가 좋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두 연금 가입을 망설이게 된다는 건 충분히 공감한다. 긴 기간 새 발톱만 한 월급을 쪼개서 모은 피 같은 돈을 국가나 회사 부실로 공중분해돼버리면 내 인생은, 내 노후는 어쩌나 하는 그 마음 나도 아니까. 예전에는 나도 국민연금기금에 대한 불안감을 토해내는 기사들을 볼 때마다 국민연금에 가입해야 하나 많이 고민했다. (직장인은 국민연금 가입을 무조건 해야 하지만, 난 백수라 선택할 수 있으니까)
근데 부모님의 불로소득을 마련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젊을 때 금융상품을 믿지 못하고 외면한 사람들 대부분이 지금 후회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20년 전에도 연금에 대한 불신은 컸다. 오히려 아직 혜택을 받은 이가 드물다 보니 지금보다 더 “그게 뭔 도움이 되겠느냐, 손해 볼 거다~” 하는 말이 많았다. 그래서 너도나도 가입을 꺼렸다. 국민연금은 직장인들도 회사에서 강제로 가입하니까 유지하는 거였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지금 60대 후반인 사람 중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걸 후회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조금 더 빨리 가입할 걸, 가입 기간을 더 늘릴 걸 아쉬워하지.
그걸 알게 된 이후 나는 연금 상품을 볼 때 불안감이나 카더라는 싹 걷어버린다. 지금은 내가 원하는 상품이 있으면 장단점을 잘 파악해서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활용하는 쪽으로 살펴보고, 가입 결정은 현재 내 생활에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한다. 추가로 고위험 고수익 상품은 피하고 안전한 상품을 선호하는 편이다. 내 인생에 내 부모님 때 그랬듯이 연금 가입 잘해둘 걸 하고 가슴 치며 후회하는 일을 만들 수는 없으니까.
국민연금이든 개인연금이든 후에 무조건 어떨 거라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도 없다. 가난하게 살지 않기 위해선 연금은 필수다. 그러니 연금 납입하는 동안 계획을 바꿔야 할 사정이 생기면 바꿔가면서 위험에 대비하고 준비하는 게 최선이다. 무엇보다 아직까지 국민연금은 노후 준비에 가장 좋은 상품 중 하나라 나는 같은 30대에게도 권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