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살 A씨는 <서른에 겪은 60대 노후 준비>를 보고 불로소득을 마련해볼까 싶어 호기롭게 노트북을 켰다가 재빠르게 움직이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키보드 위 열 손가락에 당혹스러웠다.
‘이게 맞는 건가…?’
월급에 10% 정도연금에 넣고 내 집 마련을 하면 그럭저럭 된다기에 급하게 월 20만 원짜리 개인연금에 가입하고 대출받아 근처에 2~3억짜리 집을 마련하려니 은근한 불안감이 엄습한다.정말 이 정도면 충분한 걸까? 막상 이걸로 부족하면 어떻게 하지?? 과감하게 연금 가입과 대출 상담 버튼을 누를 확신이 서지 않는다.
물음표에 답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 답을 알아내자니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가 지끈거린다. 그럴 때는 간단한 방법이 하나 있다. 불안감도 줄일 수 있고 불로소득 계획도 쉽게 짤 수 있는 방법. A씨처럼 자신의 월급에 맞춰 연금 얼마, 자가 마련에 얼마 하는 정도의 계획이 섰다면 아래 순서를 하나씩 따라 해 보자.
① 불로소득 받을 나이를 정한다.
② 매달 얼마의 불로소득을 받고 싶은지 정한다.
③ 내가 계획한 노후 준비 상품에 1번 나이를 대입해서 계산한다.
④ 원하는 불로소득이 3번 답보다 적으면더 생각할 게 없다. 하지만 원하는 불로소득보다 3번 액수가 적다면 그 차액을 채우기 위한 다른 계획을 세우도록 한다.
예를 들면, ①은 현재 국민연금 개시 가능 나이에 맞춰서65세로 정하고 ②는 지금 소득 수준으로 정해도 좋고 내가 적당한 금액이라 여겨졌던 250만 원(2022년 기준)도 괜찮다. 물론, 30년 후의 물가를 생각하면 목표를 350만 원 정도로 잡는 것이 좋겠지만, 그것이 당장은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까 일단 200만 원으로 정하자.(대충이라도 실현 가능한 액수로) 둘 다 정확하면 좋지만, 그게 어렵다면 적정 범위를 너무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편하게 정해도괜찮다.
그다음은 ③에서 시키는 대로 A씨가 계획했던 월 20만 원 개인연금과 3억짜리 집에 나이를 대입해서 주택연금 수령 액수를 계산한다. (주택금융공사 등 사이트를 이용) 그럼 현재 기준으로 65세에 얻을 수 있는 불로소득은 약 80~90만 원이 나온다. 그럼 마지막 ④를 통해 A씨가 바라는 불로소득(월 200만 원)과 지금의 노력으로 미래에 얻을 수 있는 불로소득 차이가 120~110만 원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수익률이나 집값 변동 등을 제외한 단순 계산이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실제 값이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도 않다. 해서 이걸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울 건지 추가 계획을 세우면 된다.
방법은 다양하다.
국민연금, 개인연금, 주택연금, 토지 연금, 임대업, 주식 수익, 주식 배당금, 펀드, 각종 투자 등을 이용하면 된다. 연금 납입 금액을 늘리거나, 토지 연금 활용을 위해 땅을 살 계획을 짜거나, 주식이나 펀드를 꾸준히 조금씩 시작해도 좋다.
다만, 그 빈 부분은 이번 달부터 채우려고 하지 말고 3년 뒤, 5년 뒤, 40대부터 이렇게 기간을 길게 보고 천천히 준비해야 한다. 이때부터 다 채우려고 하면 무리가 되기 때문이다. 60대 불로소득을 30대에 완벽히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30대는 노후 준비에 시작 단계다.
당장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도 부담이 적지 않고 새롭게 시작하는 재무 관리에 익숙해질 시간도 필요하다. 불로소득 목표액 역시 40대 이후에 물가 상승에 맞춰 액수를 조절하면 된다.
진행 중 목표나 상황이 달라진다 하더라도 나이와 금액만 결정되면 언제까지 얼마를 마련해야 하는지 쉽게 계산할 수가 있으니 달라지는 것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그러니 뭔가 불안할 때는 위 계산법을 써먹어보자.
만약, 이 글을 보고도 불로소득 마련이 어렵게느껴진다면 일단은 주택연금을 위한 자가 마련과 개인연금 2가지만 신경 써도 된다. 연금은 매달 저금 붓듯 하면 되고 자가 마련은 노후 때문이 아니더라도 살아가면서 늘 해결해야 하는 곁에 머무는 문제라 둘 다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