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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구름 Oct 20. 2022

121_ 30대, 부모님을 신경 써야 할 나이

+ 30대 노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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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노후를 준비하면서 좀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다는 사실에 문득문득 가슴을 쓸어내리고는 한다. 부모님이 나보다 어른이니까 무슨 일이 생겨도 자기 앞가림은 잘하실  알았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20년 넘게 일하셨으니 자산 좀 있으시겠지 했는데 실상 통장은 텅텅 비어있다시피 했다.  


그동안 가족들 먹고사는 거, 자식들 공부 가르친 거 따져보면 그럴 만도 하다. 다만, 자식인 내가 서른이 넘어서도 이런 사정을 몰랐다면 두 분의 삶이 얼마나 더 가난에 허덕이고 위태로운 하루하루를 보내게 됐을지…. 상상만으로도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이제 2~3명 중 1명.

내 부모가 고소득자가 아니었다면 그 빈곤에 속할 확률은 매우 높다. 근데 의외로 부모님의 재정상태가 위태롭다는 걸 아는 자녀들은 많지 않다. 노인 빈곤율이 적지 않고 심지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도 내 부모가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말하는 자녀들은 보기 드물다.


대한민국 국민에 중산층은 10명 중 3명이나 될지 모르겠다. (상류층은 이 10명 중에는 없음)

만약, 3명이 중산층이라고 하면 그들을 뺀 나머지 7명 중 평범한 서민, 가난한 서민, 빈민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 와중에 노인 3명 중 1명이 빈곤하다고 하니 나머지 2명 중 1명은 중산층이고 1명은 서민이라 할 수 있을까?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는 아등바등 사는 서민이 훨 많다. 내 부모님처럼 평생 알뜰하게 살고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어도 속은 텅 빈 노인들이 꽤 많다는 얘기다.


그러니 신경 써야 한다.

보통 자식이 서른이 넘으면 부모님은 노후에 진입하게 되고, 그와 동시에 슬슬 부실했던 재무 상태가 점점 더 악화돼 빈곤이라는 시한폭탄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 시한폭탄이 터질 때쯤에는 자식들은 결혼해서 자기 가정이 있거나, 아이가 있어서 여기저기 쓸 돈이 많을 거다. 미혼이거나 아이가 없으면 그나마 여유 있겠지만, 그래도 이때는 이때 나름대로 본인 생활로 바쁠 것이다.


이래저래 자식들은 가장 바쁘고, 지출이 많은 시기다.

근데 그때 시한폭탄이 터지면 어떻게 될까?


부모님에게 문제가 생겨서 갑자기 두 분 혹은 한 분의 생계비를 전부 책임져야 한다면? 내일 당장 부모님 병원비로 매달 50만 원씩 고 간병까지 해 드려야 한다면 문제없이 할 수 있는가?? 핵폭탄급의 슬픔과 비극, 경제적 부담 등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미리 신경 써서 시한폭탄의 크기를 줄여놓자.

사느라 바쁘고 힘들다고 해도 금전적으로든 육아든 도움이 필요할 때는 부모님께 쏜살같이 달려가는 그 십분지 일만이라도 부모님의 경제 상태나 건강 상태 등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자식인 나를 위해서라도.


나이 서른이 넘으면 내 부모님은 나의 조부모를 책임져야 하는 시기가 온다. 그리고 그 뒤로 20년쯤 지나면 나 또한 내 부모님의 노후를 보살펴 시기가 온다. 그렇게 미래가 아니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 그냥저냥 살다 보면 생각보다 빨리 그때에 도달해있을 것이다.


그러니 30대에는 한 번쯤 부모님의 경제 상황을 살펴보도록 하자.

점점 커다랗게 자라는 부모님의 노후 빈곤이라는 시한폭탄을 조금씩 줄여서 내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작은 폭탄으로 만들어 놓자. 1살이라도 더 젊을 때 해야 한다. 시간이 갈수록 폭탄은 손 쓰기 어려울 정도로 더 커질 테니까.


참고로 무조건 내 돈으로 부모님의 노후자금을 마련하라는 건 아니다. 부모님이 현역(수입이 있는)이실 때는 부모님의 자력으로 노후자금을 잘 마련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게 좋다. 그리고 만약, 부모님의 재정상태를 살펴보는 건 자식인 내가 강제로 손을 대는 게 아니라~ 무조건 부모님의 허락이 먼저다. 최대한 공손하게 부모님이 싫어하지 않으실 때만 조언이건 도움이건 드려야 한다는 거 꼭 명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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