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출 몇 번 하고 나면 돈이 확확 줄어드는 게 훤히 보인다. 오늘따라 돈가스가 당긴다고 해도 지갑에 남은 돈이 5,000원뿐인데 카드 쓸 때처럼 별생각 없이 쉽게 돈을 쓸 수가 없다. 오늘 사용할 수 있는 돈은? 지갑에 있는 게 전부다.
그뿐이랴?
현금만 쓰다 보면 눈치가 보일 때가 많다. 카드는 슥 긁으면 결제가 끝나는데, 현금은 돈 꺼내랴~ 현금영수증 하랴~ 잔돈 받으랴~ 번거롭기도 하고 계산원이 귀찮아할 때도 간혹 있다. 그게 싫어서 혹은 귀찮아서 '커피 한 잔 마실까?' 했던 생각이 쏙 들어가고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툭하면 들어가 손에 뭐 하나라도 쥐고 나오던 동네 마트까지 그냥 지나치게 된다.
● 현금만 쓰면
① 계획적 지출
현금을 쓰면 며칠 동안 지갑에 있는 돈만 가지고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획적으로 지출할 수밖에 없다. 아무 생각 없이 오늘 돈을 다 썼다가는 내일부터 다음 월급날까지 0원으로 살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어디에 얼마를 써야 할지 대충이라도 따져보게 된다.
② 돈을 쉽게 쓰지 않게 된다.
싸다고 툭하면 음료를 사 마시거나, 게임 충전을 했다가는 지갑에 돈이 확 줄어드는 게 눈에 보이기 때문에 돈을 쉽게 쓸 수가 없다. 오히려 지갑에 돈이 얼마 남지 않은 걸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지출할 일이 생길 때마다 심하게 망설이게 된다.
③ 과소비 방지
현금만 사용하면 과소비가 불가능하다. 지갑에 돈이 3만 원밖에 없는데, 마음에 쏙 드는 5만 원짜리 옷을 어떻게 산간 말인가? 신용카드를 쓴다면 살 수 있겠지만, 현금만 쓰기로 마음먹었다면? 옷은 절대 살 수 없다. 이렇듯 현금만 쓰면 돈이 없을 때는 더이상 소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과소비를 완전히 막을 수 있다.
설마 진짜 그럴까 싶겠지만, 생각해봐라.
지금 현금만 쓰라는 말만 들어도 귀찮고 막막한 기분이 들지 않는가? 현금을 쓰면 그 기분이 카페 앞에서도, 마트 앞에서도 든다. 소비가 망설여지게 되는 것이다. 덕분에 안 해도 되는 소비까지 줄일 수 있다.
그래서 지독하게 안 잡히는 과소비와 쓸데 없는 지출 줄이기에는 현금만 쓰는 게 최고다.
이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번거롭고 귀찮고 때로는 계산대에서 눈치까지 보이지만 어쩌겠는가. 그동안의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는데 그 정도의 수고로움은 드는 법인걸. 그러니 소비 중독, 지출이 통제되지 않아서 미치겠을 때는 무조건 현금만 쓰면서 고쳐나가도록 하자. 지출을 통제하지 못하고 과소비 습관을 고치지 못하면 제대로 돈을 관리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나는 체크카드 써도 생활비 쪼들리는 일이 없었다면 현금만 쓸 필요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현금만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