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내가 가진 생활비만 쓰다 보면
ⓜ 돈관리 기본은 원래 간단하고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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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알려준 방법대로 신용카드를 쓰지 않고 내 생활비만 가지고 쓰다 보면 아마 누군가는 택시비, 외식, 요가나 헬스 수업, 백화점에서 파는 화장품, 커피… 그게 뭐든 예전보다 지출 금액을 줄여야 할 수 있다.
특히, 일주일 단위로 생활비 나눠 쓰기를 계산하다 보면 아직 이틀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일주일 생활비가 반으로 줄어드는 황당하고 뒷골 서늘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도 고기 2번 샀더니 일주일 치 생활비가 확확 주는 걸 보고 충격받았던 그때가 잊히지를 않는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보통 그동안 본인의 생활비가 얼마인지 정확히 모르고 그 이상의 돈을 썼던(과소비하다가) 사람에게만 생긴다. 통장에 돈이 없을 때는 신용카드 긁으면서 좀 더 쓰고 좀 더 편하게 살았는데~ 이제는 신용카드를 안 쓰고 통장에 있는 돈만 써야 하니 이전보다 소비 수준이 낮아지는 수순을 겪는 것이다.
이때 조심해야 할 게 있다.
바로 이 시기에 느끼는 짜증과 불행이다. 소비 수준이 낮아지면서 당연히 그동안 누렸던 편안함과 즐거움도 줄어들 것이다. “내가 이 정도도 못 하고 살아야 해? 남들 하는 거에 비하면 나는 정말 소소하게 누리는 건데!?” 화가 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건 착각으로 인해 겪는 잘못된 감정이다. 그래서 경계하고 마땅히 멀리해야 한다.
무슨 착각이라는 걸까?
'내가 이 정도도 못 하고 살아야 해?'라는 말에는 내가 버는 돈으로 이 정도는 누릴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그 생각이 착각이라는 거다. 지금 내 소비가 줄어든 것이 갑자기 더 가난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그게 원래 내 수준(수입, 월급)에 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 정도도 못 하고 살아야 했나 싶을 정도로 상황이 나빠진 게 아니라 원래 그게 내 소비 수준이었다. 한마디로 내 처지가 나빠진 건 없다. 그저 내가 그런 처지를 모르고 그 이상을 쓰며 살았을 뿐이다.
지금 내가 알려준 돈 관리법을 실천하면서 지출 횟수가 전보다 줄었다면, 그건 내 능력이 떨어져서도 아니고 자산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느라 그런 것도 아니다. 원래 그 정도가 본인이 할 수 있는 소비 수준이었던 것뿐이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더 누려도 되는데 누리지 못 하는 거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면 전처럼 더 여유롭지 못한 상황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리고 본인의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부정적으로만 보면서 우울, 불행과 같은 부정적 감정에 취한다. 거기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은 뒷전으로 밀어놓고.
그러다 그 갖지 않아도 될 부정적 감정들이 쌓이고 쌓이면 결국은 자제력을 잃고 다시 예전처럼 쓰고 싶은 대로 쓰면서 살던 때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 결국, 진짜 잘 사는 것과는 점점 멀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착각은 심히 경계해야 한다.
제대로 된 문제의 해결은 정확한 원인 파악에서부터 가능하다.
그게 고정지출, 비고정지출 등 이번 달에 꼭 내야 하는 돈을 제외해서 생활비를 분리해놓는 것보다 다음 월급날까지 이달 생활비만 가지고 생활하는 게 더 중요하다 하는 이유다. 이건 돈 관리를 할 때 무조건 지켜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다. 이것조차 해내지 못하면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아지므로 부자는커녕 가난에서 절대 벗어날 수도 없다.
당연히 생활비 관리, 목돈 마련, 돈 관리, 재테크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이건 돈을 벌어도 늘 돈이 없고, 저금하다가도 쓸 돈이 없어서 끝까지 유지 못 하고, 알뜰하게 사는데도 돈이 없는 대표적인 원인이기도 하다.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고 자기가 쓸 수 있는 돈이 적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더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
돈을 관리하기 전과 후에 소비 수준 차이가 클수록 우울해하기보다는 “내가 그동안 과소비를 많이 했구나. 돈 관리를 너무 잘못했구나”라며 반성하고 실제 자기 소비 수준이 높지 않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이다. 그렇게 과거의 생활을 반성하고 내가 쓸 수 있는 돈이 적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분명 달라진 생활과 소비 수준에 만족하게 된다. 그런 것들이 나중에는 자기 자리에서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알고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 계속 잘못된 생각에 빠져 괜히 불행해 하며 쪼들리는 생활하지 말고 현실을 직시해서 안정적이고 무탈한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