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백으로 그럭저럭 먹고사니까 나중에도 그 정도면 되겠지?’ 어림잡아 계산하면 되지 않을까 싶겠지만, 현재 자신의 소비는 들여다보지 않고 상상만으로 짐작하는 건현실과 동떨어진 답을 낼 수 있다. 그래서 제대로 계산해봐야 한다. 제대로 된 답에서 제대로 된 계획도 세울 수 있으니까 말이다.
특히, 미래를 위한 자산, 불로소득을 풍족하게 마련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될 때는 노후에 꼭 필요한 생활비(최저 생계비에 가까운) 계산이 필수다. 거기 맞추면보통 소득으로도 충분히 노후 준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방법은 너~~무 간단하다.
현재 가입돼있는 금융상품과 지출 내역을 빠짐없이 적어서 60대 이후 보험 만료, 할부·대출 기간 등 지금 예측 가능한 것들은 빼고 그때 필요한 것들은 더하면 된다. 현재 지출을 토대로 계산하는 거다.
● 노후 최소 생활비 계산법
준비물 : 종이 1장, 펜
① 종이에 이번 달 혹은 전 달 지출 내역을 모두 적는다. (보험이나 연금 같은 금융상품은 각 상품의 이름, 금액, 만기 날짜를 적도록 한다)
② 1에서 금융상품, 보험료, 연금, 대출금, 교육비, 렌탈기기 비용, 적금 등 기간 만료로 60대에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은 싹 지운다.
③ 주거비용(월세, 관리비 등), 통신비, 식비, 생필품, 차량 유지비, 각종 세금 등 생계를 위한 필수 지출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도 모두 지운다.
④ 양육비, 교육비 등 예상 가능한 고정지출은빼거나 더한다.
⑤ 60대 이후 추가될 계획이 있는 주택담보대출, 치매 보험 등 필수 지출 항목을 적는다. (당장 계획이 없으면 pass)
⑥ 2~5번을 더한다. 그럼 노후에 최소한 있어야 할 생활비가 나온다.
계산이 끝나면 금융상품과 필수 지출 항목 모두 60대 이후에도 유지되는 것만 남는다. 현재 내 지출에서 유추한 답이라 미래 생활비에 근접하다. 다만, 여기에는 의류·잡화, 여행, 외식, 교통비, 경조사비, 의료비 등 그 외 소비 생활은 제외했기 때문에 이 답은 노후에 최소한 있어야 할 생활비가 된다.
● 노후 기본 생활비 계산법
① 노후 최소 생활비 계산법에서 얻은 값에 현재 일상생활에서 하는 소비 금액(ex. 의류·잡화, 미용, 교통비, 경조사비, 의료비, 여행, 외식, 문화생활, 취미생활 등)을 더한다.
※ 노후에 소비하지 않을 거라 예상하는 부분이나 스스로 그 금액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 금액은 지금보다 조금 적게 잡아도 좋다.
※ 만약, 일생 소비 생활을 하나하나 따져보는 게 귀찮다면 그냥 60~100만 원 정도 더해도 괜찮다.
현재 지출을 노후 생활비의 근거로 보는 이유는 몸이 늙는다고 해서 매일 먹던 밥 일주일에 2번 먹어도 되는 거 아니고, 늙었다고 해서 관리비가 50% 할인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생활비를 많이 쓰는 편이 아니라면 생계를 위한 필수 지출 항목은 노후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크게 양육비가 준다고 해도 의료비 등이 늘어나는 식이라 결과적으로는 비등비등하다. 내 부모님도 고정지출 + 최저 생계비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만약, 후에 달라지는 부분이 생긴다면 거기에 맞춰 다시 계산하면 되니 거기에 대해서도 어렵게 생각할 거 없다.
다만, 명심해야 할 건 지금 여기에는 비상금이 빠져있다는 거다.갑작스러운 사건, 사고, 예상치 못한 일들에 대해서는 계산하지 않았다. 그러니 기본 생활비에 이런 상황들에 대한 대비책까지 더한 게 더 확실한 노후 생활비라고 생각하면 된다.
혹시 계산하는 거 자체가 귀찮거나 어려우면 그냥 노후 생활비를 200~300만 원으로 정해도 괜찮다. 현재 소득을 기준으로 잡아도 좋다. 나이 든다고 생활비가 배로 필요한 건 아니니까.
그런데 굳이 그렇게 쉽게 하지 않고 이렇게계산하는 이유는 늙어서 200~300만 원 소득을 내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늙어서도 200만 원 쓰는 건 쉽지만, 그만큼 버는 건 지금처럼 만만하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이렇게 계산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