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내가 완벽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라면, 거울을 보는 일이 언제나 즐겁고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거울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 심지어 나만 알고 있는 나의 민낯을 마주해야 한다면, 얼른 시선을 돌리고 싶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사람들이 나이가 들수록 사진 찍기를 꺼리고, 손자 손녀가 있는 어르신들이 자신의 사진 대신 아이들의 사진을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설정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소름 끼치도록 내 어린 시절의 행동을 아이에게서 발견할 때가 있다. 하필이면 자랑스러웠던 나의 장점보다는 '그때 왜 그랬을까' 싶은 아쉬운 모습만 닮는다. 그럴 때면 속으로 '나는 저러지 않았는데' 하며 배우자를 은근히 원망하기도 하고, 반대로 '나도 저랬었나' 하며 민망하게 과거를 돌아보기도 한다.
부모님에게 한창 반항하던 그 시절, "너도 결혼해서 너 같은 자식 한번 낳아봐라"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가. 그 말은 부모님의 절박한 기원이었을까, 아니면 수천 년의 세월이 흐르도록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부모와 자식 사이의 업보였을까.
나는 너였고, 너도 결국 언젠가는 내가 되겠지. 그렇게 아이는 다시 부모의 거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