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하나 들어올리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내 나이, 만 나이로 서른일곱.

오른쪽 팔을 들어올릴 때마다 어깨가 욱신거린다. 처음엔 단순한 담쯤으로 여겼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그렇게 두어 달쯤을 버텼다. 사실, 일상에서 팔을 번쩍 들어올릴 일이 많지도 않으니 그럭저럭 참을 만했다.


그러다 어느 날, 아내가 말했다.

“아프면 병원 좀 가. 언제까지 버틸 건데?”

말끝마다 석 달 넘게 반복된 그 말이, 이번엔 묘하게 뾰족하게 박혀들었다.


결국 정형외과에 갔다. 진료를 받고, 엑스레이를 찍고, 의사 선생님이 한참 사진을 들여다보더니 내뱉은 한마디.

“석회성건염이네요.”


이름부터 뭔가 단단하고 고집스러워 보이는 녀석.

내 어깨 안에 돌이 박힌 건지, 뼈가 삐뚤어진 건지, 괜스레 속이 더 무거워졌다.

그제야 문득 생각났다.

아플 땐 참지 말고, 그냥 병원에 가라는 그 간단한 진리를.


병원 대기실에 앉아 있노라니,

아픈 사람들이 참 많다는 걸 새삼 느낀다.

허리를 부여잡고 들어오는 할머니, 목에 보호대를 찬 할아버지,

진료실 앞에 줄을 선 이들 대부분은 흰머리의 연로한 분들이다.


골다공증, 허리 디스크, 무릎 통증.

세월의 흔적은 뼈에 먼저 새겨지는 법인가 보다.


나는 아직 마흔이 되지 않았지만,

의사가 말한 ‘석회성건염’이라는 병명은

그 흔히들 말하는 오십견,

노화의 길목에서 만나는 첫 신호일지도 모른다.


남의 일 같던 이야기들이

조금씩, 내 이야기로 다가온다.

나도, 천천히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 2025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며

드디어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뉴스에서는 그렇게 말한다.


그 끝은 언제쯤일까.

아마도 내 세대, 80년대 후반에 태어난 이들이

65세가 되는 즈음.

2045년쯤이 될 것이다.

그러니까 앞으로 딱 20년 남았다.


그 20년 동안,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무릎을 부여잡고 병원 문을 두드릴 것이고,

물리치료실 앞엔 더 긴 줄이 늘어서겠지.

그 사이에 나도 있을 테고.


팔 하나 들어 올리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그러니 지금 내가 느끼는 이 뻐근함은 단지 내 어깨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 세대가 나이 들어가는 이야기,

곧 도착할 미래의 아주 작은 징조일지도 모른다.

작가의 이전글너라는 거울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