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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isKurts Aug 17. 2023

보고 싶다, 아주 문득 너에게

단 한마디도 할 수 없음에 그저


외롭다. 슬프다. 힘들다. 괴롭다는 감정이 복잡하게 얽매여 어느 감정이 나를 옥죄는 것인지도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워졌다. 알 수 없는 어둠과 복잡한 생각들이 섞여 자꾸만 혼란을 야기했다. 정신을 차리려고 찬물로 세수도 해보고, 심장이 터질듯 미친듯이 뛰어보며 땀도 한껏 뺐다.


결과는 같았다. 그 때가 지나면 알 수 없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지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할지도 알 수 없는 텅 비어버리는 방에 앉아 벽에 기대 있을 때면 넋을 놓고 바라보기 일쑤다. 마음이 약해진 탓이다. 나약해진 마음은 그저 의욕을 잃게 만든다.


'매앰-맴맴'


집 주변으로 수놓인 수많은 나무와 개천 주변으로 모인 매미 소리가 귀가 따가울 정도로 고요한 밤을 채워버렸다. 일렬로 놓인 주황빛 가로등 아래 끝모를 길 끝자락은 어둠이 가득하지만 고요함 이면에 한편으로는 포근함마저 느껴지는 이상함이다.


기억은 한 계절, 두 계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상하리만치 옅어지면서도 짙어진다. 그러다 이내 폭풍이 몰아치듯 한 순간 마음을 휘감으며 다가오기도 한다.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토닥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 참 유별스럽게도 이겨낸다.






더 많은 경험을 통해 더 안정적인 삶을 살게 되었고, 스스로에게 대견한 사람이 되며 내 자신을 자랑스러워하지만 삶은 이상하게 더 어려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곤한다. 더 넉살스러워졌고 유연해졌지만 반대로 더 곧아지고 드러내는 것에 보수적으로 바뀐 느낌이 강해진다. 그리고 혼자의 시간이 소중해진다.


가끔 그립기도 하다. 휴대폰을 들고 메일박스를 뒤적여 5년 전, 10년 전 사진을 찾기 시작한다. 어느 날엔 친구들과 밤새 술잔을 기울이며 어깨동무도 하고, 또 어떤 날엔 해외에서 영어 한마디를 못해 어버버하다가 겨우 아이스크림콘 하나를 주문해 먹던 날도 있었다. 또 어떤 날은 너와 함께이기도 했다.


활짝 웃는 서로의 표정을 보며 웃다가 가슴 한켠이 시퍼렇게 멍이 들 정도로 날이 서있는 서로의 메시지를 보며 얼굴이 찌푸려진다. 찰나의 순간은 모든 것을 바꿔버리고 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매몰차게 만든다. 그리고 이전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를 만들고, 다른 기운을 감싸게 한다.


태풍이 훑고 지나간 한여름밤은 어느덧 주변을 고요하게 만들었고 적막감이 감돌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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