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작

<나에게 하고 싶은 말 5>

by 고다령

나는 TMI를 잘한다.

다른 건 몰라도 음식에 대한 거는 말이 많아지는 거 같은데

맛있게 먹는 나만의 철학을 전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를 먹더라도 더 건강하게 먹고 싶고 그것을 공유하는 기쁨이 있다.


물론 내 기준으로 건강하고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주는 거라

꼭 그것을 따라 하라고 강요하고 싶지 않다.


언제부터 내가 음식에 진심이었을까 며칠 전부터 곰곰이 생각해보고 있다.


음....


언제부터였을까...


엄마가 나한테 와서

"최근에 '내 아이의 사생활'이라는 프로그램 있잖아~ 짤막하게 올라오는 영상 말이야~

거기에 도아라는 아이가 나오는데 무지 귀엽더라~ 말하는 것도 어른 같고

마치 너 어릴 적 보는 거 같아"


그 말을 듣는데 응? 왜지? 싶었다.


어느 날 목욕탕 도장 깨기를 위해 새로운 곳으로 가봤는데

거기는 탕 안에 티브이가 크게 있었다.


처음 들어갈 때 사람들 모두가 나를 쳐다보길래 당황했는데

내 뒤를 돌아보니 아주 큰 티브이에서 '내 아이의 사생활'프로그램이 방영 중이었다.


허허.. 놀래라...


거기서 도아라는 아이가 나또를 아주 야무지게 먹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그 아이가 내가 어릴 때의 모습이라는 것을...


한 자릿수 나이일 때부터 고춧가루가 잔뜩 묻은 김치를 흰쌀밥에 먹는 것을 좋아했고,

된장에 고추와 생양파, 생마늘을 찍어먹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어른들은 나의 먹성에 감탄하였고

병치레가 잦았던 나는 같은 병실에 있는 아이들에게 자극제가 되어주었다.


우리 엄마는 도아라는 아이를 통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 거 같았다.


몸에 좋다는 거는 다 먹어봐야 되고

쓰디쓰다는 한약을 먹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먹던 나였다.


나의 음식에 대한 진심은 타고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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