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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레시피 - 함께 지은 마음 한 채

by 고래뱃속
『토라지는 가족』 x 함께 지은 마음 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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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시끄러운 날일수록

문득 생각나는 풍경이 있다.

서로 다른 방에서 흘러나오던 각자의 숨소리,

식탁 위에 당연한 듯 놓인 나의 수저,

무언가를 말하지 않아도 괜찮았던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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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이름은

한 사람의 마음 안에 방을 만들어 놓는다.

그 문을 닫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 안엔 항상, 마음 하나 뉠 자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든 돌아와도 된다는 허락이

말보다 먼저 준비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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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떨어져 살아본 뒤에야

집이 꼭 건물일 필요는 없었다는 걸 알았다.

“밥은 먹었니?”라는 물음 하나,

별일 없는 하루를 나누는 채팅창,

한 장의 사진과 그 위에 붙은 이모티콘 하나에도

마음은 금세 안정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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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가족은

서로 다툰 어떤 날에도 함께 밥을 먹는 사이,

말하지 않아도 돌아갈 수 있는 곳,

한 사람의 마음에 불이 꺼지지 않게

조용히 지켜보는 또 다른 마음들.


내 마음은 지금도, 그런 집에 살고 있다.

우리가 함께 지은, 서툴고 따뜻한 우리 마음의 집에서.




조용히 토닥토닥 짓는 마음의 집 레시피


1. 유난히 상쾌한 아침이라면, 행복을 가득 담아 인사 건네기 “좋은 아침!”

2. 밥상에선 스마트폰 잠깐 내려놓고, 짧은 말 한마디라도 건네보기

3. 다툼 후엔 조급히 화해하려 하기보다 각자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존중하기

4. 멀리 있을 땐 소소한 일상으로 연결하기

5. 사랑을 느낄 때는 주저하지 않고 표현하기

6. 서로의 존재를 늘 마음 한쪽에 품기


2025년 7월 고래뱃속 북레시피

글: Editor 먼지




토라지는 가족 | 이현민 글·그림 | 2019년 11월 25일 | 13,500원

가족이란 무엇일까?

더없이 솔직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들의 ‘가족’ 이야기

어느 일요일 아침, 온 가족이 커다란 다툼이나 갈등이 있을 일이 없어 보이는데도, 밥도 먹지 않고 하나둘 토라지더니 모두 집 밖으로 나가 버린다. 토라진 가족들은 집을 나와 뿔뿔이 흩어져 자신만의 일상을 보낼 각자의 공간으로 떠난다. 하지만 아침, 점심이 지나 하늘이 노을빛으로 변해 가자, 자신들의 생각으로 가득 채운 각자의 공간에서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던 가족들이 슬슬 일어서기 시작한다. 그리고 걷기 시작한다.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모두 집으로 향하는 가족들, 그들의 토라진 마음이 풀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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