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 (7)

단편

by 글곰

(7)


“미안하다.”


나는 사과했다.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우리 서점은 직원을 둘 정도가 아니라서 말이야.”


녀석의 샐쭉한 표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나도 어쩔 수 없었다. 설령 녀석을 고용한다손 치더라도 월급을 주고 나면 나는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어질 터였다. 서점은 이미 저물고 있는 사업이었다. 대형 서점의 대두와 인터넷 서점의 등장으로 인해 문을 닫는 동네 서점이 하루에도 몇 개나 되었다. 내 서점의 수입도 몇 년 전에 비해 확연히 줄어들어 있었다. 그나마도 워낙 세가 저렴한 곳이라 그럭저럭 버티는 것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나도 이미 폐업 행렬에 동참한 지 오래였으리라.


그래서 녀석이 내 서점에 취업하고 싶다고 했을 때 나는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녀석의 제안 자체는 무척이나 고마웠다. 또 녀석의 일솜씨가 제법 훌륭하다는 사실도 잘 알았다. 만일 내가 직원을 뽑아야 한다면 바로 녀석 같은 사람을 뽑겠지. 하지만 세상에는 사정이라는 게 있는 법이었다. 어른의 사정이.


“그러면 지금처럼 종종 와서 일 거드는 정도는 괜찮죠?”


그렇게 말해 주니 고마워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더욱 냉정하게 거절했다.


“안 돼. 이제 너도 성인이고 일을 해서 돈을 벌 나이잖아. 그렇게 네 노동력을 쓸데없이 낭비하지 마.”

녀석의 얼굴에 생전 처음 보는 표정이 떠오르는 걸 보고 나는 놀랐다. 그래서 급히 아무 말이나 덧붙였다.


“월급 받으면 여기 와서 책이나 좀 사 주던가. 아니면 홍보라도 좀 해 주고.”


“....... 그럴게요.”


녀석의 대답에 나는 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색한 분위기는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나는 괜히 주위를 휘휘 둘러보다가 문득 생각이 미쳐서 책장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책 한 권을 꺼내어 녀석에게 건넸다.


“자. 크리스마스 선물.”


“...... 지금은 3월인데요?”


의심스러워하는 녀석의 눈초리에 나는 대꾸했다.


“좀 늦은 선물이라고 해 두자.”


“근데 히페리온의 몰락이 선물로 주기에 적합한 책이에요?”


“아니 뭐.......”


고개를 외로 꼬다가 나는 말했다.


“그래도 댄 시먼스는 좋은 작가야.”


“뭐, 그건 그렇죠.”


녀석이 대답하고는 책을 받아 들었다.


“고마워요.”


항상 인사를 잊는 법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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