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 짜리 상하이 여행 01
중국 인구는 14억 명을 넘는다고 한다. 그러니 상하이에 가기로 결정했을 때, 사람이 많을 거란 각오는 했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하자 상상 이상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하필이면 중국의 국경일과 주말이 겹쳤던 탓이라고 한다. 여하튼 어딜 가도 인파로 그득했다. 거리 구경이 아니라 사람 구경을 하고 있는 기분마저 들 지경이었다.
특히나 숙소 앞이 심했다. 40층이 넘어가는 고층 빌딩에 있는 유명한 체인 호텔이었는데도 인접한 도로가 무려 편도 1차선이었다. 보도의 너비는 사람 둘이 나란히 걸어가면 서로 어깨가 부딪힐 정도였고, 그나마도 절반 이상이 공유 자전거와 킥보드 따위에 점령당한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인파는 차로까지 넘쳐 흘러나온 탓에 차들이 연신 경적을 울리면서 엉금엉금 기어가는 지경이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주요 관광지도 마찬가지였다. 와이탄에서 유람선을 타기 위해 9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사람이 많은 탓에 앉을 자리가 부족해서 우리 가족은 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서 대기했다. 예원은 사람으로 너무 북적이는 나머지 발이 걸려도 넘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티엔즈팡은 주로 외국인이 많아 보였지만 역시나 사람이 많은 건 매한가지였다. 안 그래도 사람 많은 데 가면 기가 빨려서 쉽게 지치는 성격인지라, 어딜 가도 사람이 바글대는 상하이 여행은 내내 힘겨웠다. 숙소에 복귀한 후에는 곧장 지쳐 쓰러질 정도였다.
물론 내가 본 상하이의 모습은 아주 일부분에 불과하다. 상하이의 면적은 서울의 열 배나 되고, 흔히들 생각하는 상하이는 그중에서도 특정한 지역에 해당하는 곳이다. 당연히 사람이 많은 곳도 도심이나 일부 관광지로 한정되어 있다. 인구 밀도만 따지자면 상하이보다 북적대는 도시가 한둘이 아니다.
그런 점을 모두 감안하고서도 상하이의 인파가 놀라웠던 건, 그 안에 넘쳐흐르는 열기가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사람이 많은 것을 그저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서로 부대끼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그건 도쿄의 질서정연한 인파나, 서울의 활발하게 북적이는 인파와는 전혀 결을 달리하는 또다른 개성을 띤 인파였다. 다소 지나칠 정도로 거리낌이 없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 사람들의 군집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상하이에 다녀올 만한 가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