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 (2)

단편

by 글곰

(2)


미용실 사장님이 찾아온 건 해가 바뀌고 나서였다.


“미안해요, 서점 사장님.”


미용실 사장님은 정말 미안한 표정으로 거듭 허리를 굽혔다.


“제가 너무 바빠서 아이가 책을 받아온 줄도 모르고 있었네요. 어제서야 못 보던 책이 있어서 물어보니 서점 사장님께서 선물로 주셨다고 하더라고요. 비싼 책이던데.......”


아이는 엄마 옆에서 불만에 가득한 얼굴로 서 있었다. 양손으로 책을 품에 꼭 끌어안은 채였다. 나는 더벅머리를 긁적였다.


“그날이 크리스마스였거든요”


미용실 사장님이 다시 입을 열기 전에 내가 잽싸게 덧붙였다.


“그냥 제가 선물하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아이가 떼를 쓰거나 보챈 건 절대 아닙니다.”


그런데도 미용실 사장님은 한참 동안이나 책을 돌려주려 했다. 나는 돌려받지 않으려고 한동안 옥신각신해야 했다. 결국 녀석에게는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내가 이겼지만, 미용실 사장님은 너무 고마운 일이니 반드시 시간을 내서 미용실에 들르라고 몇 번이나 당부했다. 그러면 언제든지 머리를 공짜로 깎아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 호의마저 도저히 거절할 수는 없어서 나는 머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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