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편지. 지금도 글이 아빠 맘을 아프게 한다

작은 딸과의 대화

by 김쫑

2007. 08. 26

발신 : 작은 딸

수신 : 아빠

제목 : ^_


아빠! 저 정말 언니랑 싸울 때 못 참고 언니와 내가 똑같은 사람이 될 때가 있어요. 근데 맨날 속으로 '참자'라고 생각해요. 어제도 참긴 참았는데 마음이나 몸이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정말로... 휴... 씁쓸해요 맨날.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데 못쓰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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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딸의 편지 중에서 가끔 아픈 편지가 있다. 아픔은 짧은 글에서 다 토해내지 못하고 어딘가 묻혀 있는데 나는 그 마음을 글에서 다 꺼내 읽을 수 있었다. 글을 읽고 한동안 멍하니 자리에 앉아 있던 시간.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PS : 사춘기의 두 딸이 싸우며 크는 건 어느 집이나 있는 일이지만 멀리 떨어져 지켜보는 아빠의 심정은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전혀 다른 성격의 두 딸, 어느 편도 들 수 없었다. 나는 메일을 통해 두 딸에게 서로 다른 얘기를 해줄 수밖에 없었다. 오래된 메일을 다시 열어 보니 가식적인 멘트도 많다. 능청스럽기도 하고.

우리 가족 모두 모였을 때 가끔 그때 메일 내용을 얘기하며 왁짜찌끌 웃는다. 지금도 우리 집에서 글은 훌륭한 소통의 도구다. 오랜 기억을 다시 끄집어내게 만든다 던가, 말로 못하는 속내를 표현하는 거, 글쓰기의 위대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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