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교훈? 어떤 땐 궁금해도 그대로 두는 게 낫다

작은 딸과의 대화

by 김쫑

2007. 08. 10

발신 : 작은 딸

수신 : 아빠

제목 : 또 중국 가고 싶다!!


아빠! 메일 오랜만에 길게 보내셨군요 ㅋㅋ. 중국 베이징에 또 가고 싶어요. 시간이 너무 빨리 간 것 같아요. 베이징 공항 면세점에서 맛있는 거 샀어요. 아빠가 준 돈은 앨범에 껴놨어요. 아빠 피곤할 텐데 새벽 3시에 메일을 써주시고... 감동의~~ 물결~~.

진짜 아빠도 또 보고 싶어요. 아빠 생각하니깐 또 눈물이 나려고 해요. 아빠! 많이 힘들죠? 그래도 아빠가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어요. 그리고 화장실 교훈 감사해요~~. 많이 많이 사랑해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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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에서 온 가족이 함께한 3박 4일. 베이징 공항에서 아내와 두 딸을 전송하고 싸구려 기차를 타고 여덟 시간 넘게 걸려 집에 도착했다. 집에 와서 나는 아내와 큰딸, 작은 딸에게 메일을 썼다. 아쉬움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생각도 많아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며 작은 딸에게 메일을 보낸 시간이 새벽 3시. 아주 긴 메일이었다. 오래된 메일을 보니 그날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날의 기억에서 뭉클했던 우리 가족의 사랑은 여전히 선명하게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PS : 베이징에서 3박 4일을 보내며 그 당시 지저분했던 중국의 화장실 때문에 애먹었던 기억은 뚜렷하다. 더러운 화장실에 기겁한 작은 딸은 웬만하면 화장실 가는 걸 참았다. 그래서 어떤 날은 숙소(호텔)로 돌아와 화장실 갔다가 다시 나가기도 했다. 작은 딸이 쓴 '화장실 교훈'이 뭔지 잘 모르겠다. 지금 도무지 떠오르는 게 없다. 작은 딸에게 물어볼까 하다 말았다. 베이징에서 우리 가족은 별별 얘기를 다하며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화장실 때문에 아랫배를 움켜쥐며 참으면서도 웃으며 얘기하곤 했다. 혹시 화장실 교훈이 참고 인내하는 인생? 이건가?? 이건 아니겠지... 웃음이 난다.

여행하며 사고 싶은 거 사라고 빳빳한 100위안짜리 돈을 딸들 손에 쥐어 주었다. 작은 딸은 그 돈을 오랫동안 자기 앨범에 끼워 보관하며 아빠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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