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이 옳고 그름을 담고 있진 않다
"불필요한 요소는 줄이는 게 좋지 않을까요?"
조연출이 회의시간에 했던 소중한 지적이었다. 이 문장을 분석하고자 한다.
다소 지루할 수 있으나 중요한 부분이다.
위 문장서 가장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단어를 뽑는다면 '불필요한'이라는 수식어구가 되겠다.
먼저, '불필요한'의 기준은 누가 설정한 것이며, 이 판단은 공론화돼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생긴다.
내 대답은 기준은 개인이며, 판단 도한 자의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이 같은 의견에 대해 '옳고 그름의 감투가 씌어질 수 있는가?'
옳고 그름의 감투는 씌어질 수 없다. 하나의 소중한 의견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럼 옳고 그름의 감투는 누가 결정하고 누가 판단하나?
감독 자신이다. 감독의 주관에서 허용할지 안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때문에 남의 지적에 흔들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단, 부끄러워할 수는 있다. 생각 자체가 그릇된 것이라면 부끄러워야 하고 고쳐야 한다.
영화를 제작하다 보니 정말 많은 의견들이 튀어나오더라.
특히 내 생각에 반하는 의견이 나올 경우에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가장 중요한 순간이란 소리니까.
반대되는 성격의 의견이 나올 때는 스스로를 돌이켜봐야 한다.
상대방의 지적이 내 기본 틀을 고려한 사항인가 혹은 지엽적인 부분을 부각시킨 사항인가 등을 생각해봐야 한다.
합당하면 고쳐야 하고 불필요하다면 상대방의 고민에 감사해야 한다.
의견이란 이런 존재인 것이다. 호불호(好不好)의 개념이지 가부(可否)의 잣대가 아니다.
그러니 결정권자의 위치란 참으로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