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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우라 고리유 May 02. 2017

제9화, 연출 고난사... 무식하니 힘들 수밖에

재주 없는 놈들이 저지르는 악행을 내가 답습하고 있다

출처: 영화 '스크린' 중에서
'연출'은 정말 어렵다. 다양한 방식으로 곤란해진다.



 배우의 연기를 보고 적당한 연출을 찾아낼 줄 알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


문제는 디렉팅이다. 부족한 느낌을 보완할 만한 설명법이 생각나질 않는다. 영화를 직접 제작하다 보니 점점 예민해진다. 그래서 보완할 부분이 새롭게 생각난다.


하지만 설명하기가 정말 애매하다. 


'감정선이 좀 더 세밀하게 이뤄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면서도 이게 얼마나 말이 안 되는 주문인지 알고 있다.


 '호흡이 너무 빨라서 템포를 좀 더 느리게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면서도 스스로 답답해했다.


소통이 제대로 되지 못하면 부연설명이 길어지기 마련이다. 스토리 라인을 들춰내며 배우들에게 알렸다. 


"그러니까 찬솔(극 중 배역)이가 극도로 우울한 상황에서 전화마저 거절당하잖아요. 그러면 단순히 눈동자만 흔들린다고 생각되진 않을 것 같아요. 조금 더 천천히 감정을 느끼셔도 될 것 같아요."


나는 정말 추상적인 것들을 싫어한다. 재주 없는 놈들이 저지르는 악행이라 생각한다. 


'추상적'은 쓰레기다. 아무리 포장을 해도 추상적이라면 쓰레기다. 누군가가 내게 추상적으로 설명한다면 나는 무시하곤 했다. 자신감 없는 놈들이 하는 트릭이라고 생각해왔다.


점점 추상적인 단어를 많이 써가는 제작 준비기간. 더 긴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추상적인 단어를 많이 쓰는 쓰레기가 되지 말자고 다짐한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는 해적선을 이끄는 선장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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