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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우라 고리유 May 05. 2017

제12화, 백상예술대상을 보고 '꿈을 꾼다'

꿈이 배우란다. 그들은 단역이지만  매번 버텨낸다. 멋지다.

 

출처: JTBC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중에서
어쩌면 지금 인생 최대 가장 순수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5월 3일 백상예술대상에서 단역들이 찰나의 시간에서 '꿈을 꾼다'라는 노래를 불렀다. 어색하고 흔들리는 음색이었지만 모두 '용기 내어' 부르더라.


각자 다 배우라는 꿈을 꾼다면서 수백 명이 모여있는 시상식 무대 앞에서 노래를 부르더라. 이들이 하고 싶은 것은 연기가 전부라더라. 참으로 순수한 아이의 마음과 같다고 느꼈다.


내가 백상예술대상 단상에 오른 단역 배우들과 100% 같은 마음을 가진 것이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나는 그들만큼 순수할 순 없었다. 아마 '간절함'은 같을지언정 그와 같이 순수하진 못할 것 같다.


유명 배우들도 이에 감격받아서였을까. 눈물을 글썽거리는 배우 들도 있었다. 내 예상이 맞다면 배우라는 직업이 가진 특별한 순간을 목도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많은 생각들을 뇌까렸다. 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다. 연기를 한다는 것 그리고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정말 순수한 소망이 담아내는 세계인 건가. 살면서 이런 세계를 접해본 적이 없다. 순수한 마음으로 사회를 헤쳐나갈 순 없다는 게 개인적인 지론이다.


현재 내 상황이 유복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용돈기입장이라도 써야 할 것 같은 재정난과 복잡 다난한 제작과정 그리고 배우들과의 호흡을 신경 쓰느라 정신이 없다. 매 순간이 그로기 상태다. 


그저 순수한 작업대를 가지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해야겠다. 분명한 건 내 평생 이렇게 순수한 집단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이후 처음이다.


글을 마치기 전에 왜 영화 작업이 순수한지 두 가지 정도를 끄적여 본다.


1. 사람의 힘으로서만이 가질 수 있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사람들 사이에 분출되는 에너지가 최우선이 될 만큼 추상적인 힘이 필요하다. 부족한 사람이 있다면 끌어다 주고 모난 사람이 있다면 보살펴야 하는 업무 분위기를 가진 곳이 이곳이다.


2. 눈치를 살필 필요가 없다. 모두가 각자 정확한 포지션으로서 작업에 임한다. 포지션에 따라 크게 권력이 나눠지지 않기에 회사보다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회의가 가능하다.


3. 계산하는 자는 이곳서 살아남을 수 없다. 머릿속으로 수지타산을 하는 자들은 결코 좋은 레퍼런스를 가질 수 없다. 감정을 공유하는 작업이다. 금방 알아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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