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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우라 고리유 May 06. 2017

제13화, 영화로 밥 먹고 살 수 있을까?

영화를 만드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흔치 않은 일이고 정말이지

출처: Khalid/thumblr
 예술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해




고3 시절, 아버지는 연영과에 가고싶었던 내게 이 같은 말을 던졌다. 나는 크게 한 방 먹었고, 다시는 예술을 하겠단 마음을 입 밖에 내지 못했다.


영화를 만들고 있는 31살 오늘. 만약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아버지의 말에 흔들렸을까? 


흔들렸을 것이다. 영화를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를 만드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흔치 않은 일이고 정말이지 막연한 일이다.


회사원이 되면 밥은 먹고 살 수 있다. 월급을 받고 치킨을 사먹을 수 있고, 여자를 만날 수 있고, 결혼도 할 수 있다. 결코 편안하진 않지만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과 위로를 받을 수 있고, 무난한 이성과 알콩달콩한 가정을 이룰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회사원이 되면 꿈은 사라진다. 행복의 기준이 바뀐다. 행복의 기준은 위로와 소중한 추억의 기억 정도로 대체된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게 된다. 남들과 더불어 사는 삶에 더 귀기울이게 된다.


어쩌면 내게 있어 영화제작은 '중2병'일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다. 막연하고 '보고 싶어서' 시작했다. 내가 상상한 세계관을 거대한 스크린에서 보고 싶었다. 그리고 알 수 없느 누군가들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쉽게 말해 관종과 환상 속에 사로 잡힌 셈이다. 


친구들이 나보고 '미쳤다'고 한다. '뜬끔포'라며 정신이 나갔덴다. 근데 뭐랄까. 나는 모종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소중한 친구들인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나는 그들이 욕구불만인 것 또한 알고 있다. 나처럼 '중2병'이 몸속에 꿈틀대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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