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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우라 고리유 May 07. 2017

제14화, 잘난 사람들의 공통점 (上)

승부를 걸 때와 물러날 때를 알고 있는가

 

출처: awardseason / thumblr
난 염세주의적이다. 지겹도록 의심한다. 병적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동시에 처세술 비슷한 것이 생긴 것 같다.




기자생활을 많이 했던 것은 아니다. 1년 했다. 정말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기자로서 좋았던 점은 잘난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좋았다. 나는 그들의 입꼬리가 올라가는지 한숨을 언제 쉬었는지를 파악하며 그들의 생각과 말투를 마이닝했다.


잘난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뻑'이 심하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이를 겸손함에 숨기지만, 선명한 눈동자로 분출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기 '흥'에 취해 사리 분간을 못 하기도 하다. 하긴, 자신을 위해 나타난 기자를 만났으니 기분 나쁠 일이 발생할 일이 만무하다. 난 그런 상황에 다 달았을 땐 '쓴웃음'을 짓곤 했다.


하지만 이들에겐 남들이 갖지 못한 '탤런트'가 있었다. 프로페셔널함이다. 이들은 언제 자기 인생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지를 알고 있는 듯했다. 실제로 드라이브를 걸었고 그때부터 자기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 점이 내가 다른 부류의 사람과 얘기할 때와 조금 다른 점 같았다.


태어나서 처음 영화를 만드는 오늘날, 갑자기 내가 인터뷰했던 명사들이 떠올랐다. 몇 안 되는 소수였지만 그들은 자기 주관을 절대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다. 때문에 그의 몇 마디만 들어도 다음에 무슨 말을 할지 짐작할 수 있었다. '간파하기 쉬운 인터뷰이'일 수록 거장에 가까웠던 것 같다.


태양의 서커스를 연출한 외국 감독 00 씨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 그는 모든 기준을 '가능'과 '불가능'으로 구분 짓지 않았다. 참으로 용맹한 구석이지 않은가. 누가 한물 지난 서커스에 수십억 원을 들여 재창조할 생각을 한단 말인가. 근데 그는 해냈고, 자신만의 감성을 녹여내 현대적이면서도 우아하며 화려한 서커스를 만들어냈다. 흔히들 말하는 천재적 기질이 보였다고 생각한다. (2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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