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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우라 고리유 May 12. 2017

제20화, 클리셰를 피하고 새로움을 찾아라

죽은 사람들의 말을 빗대지 말고, 고민하고 우기자

 

출처: 혁오밴드 사진(브레이크 뉴스)
행복한 가정의 사정은 대개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다른 이유가 있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유명한 첫 문장이다. 나는 안나 카레니나를 읽지 않았다. 오래된 소설이고, 이질감이 심해 도무지 읽을 호기심이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위 문장은 알고 있다. 신문 사설에서 흔히 발견되는 '클리셰'다.


오늘은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한다. '모방이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도 들어봤을 것이다. 베끼는 것에 대한 찬양을 일컫는 말이다. 나는 이것에 대해 조금 '디스'하려고 한다.


창작자에겐 고유의 영역이 있어야 한다. 절대로 깨져선 안 되는 신념이라든가 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의 아류작이 될 것이다. 


소위 말하는 '지식인'이라 불리는 이들의 글을 살펴보자. 톨스토이의 명문장을 활용하는 부류다. 기생충처럼 죽은 명인의 말을 빗대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는 행태인 것이다. 


정말 찾아보기 쉬울 것이다. 그만큼 이들은 자신의 문장을 빛내기 위해서 명사들의 글을 인용한다. 비겁하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영화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한 마디 하려 한다. 영화는 이보다 더 하다. 유명한 명문장은 독자의 지식수준에 따라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한정돼 있어 호불호의 장벽이 높지 않다. 


반면 영화는 다르다. 우리는 타이타닉, 300,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등의 위대한 영화들을 알고 있다. 또한 인생 키스신, 인생 장면 등의 수식어를 붙이며 각자의 머리 속에서 어느 정도 특정한 감성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나는 이 같은 것들을 '함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류작으로 아작 나기 쉬운 덫인 것이다. 


뻔함을 피하기 위해선 쉬운 길을 가지 말아야 한다. 중요한 메시지를 표현하고자 한다면 '고민'이 있어야 한다. 인용 혹은 차용을 하게 된다면 곧바로 '콘셉트'가 새겨지고, 작가의 주인의식이 말소될 수 있다.


창작자는 고민해야 한다. 던지고 싶은 말이 죽인 시인의 한 마디가 되기 전까지 고민해야 한다. 그래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인정해야 한다. 변변치 않은 삼류 창작자라는 것을. 지식도 없고 깡도 없는 가죽 덩이라는 것을. 특히 지천명이 넘었는데도 모방을 쉽게 생각한다면 '병신'소리를 듣더라도 할 말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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