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의 칭찬'이 언더독에게 미치는 영향
처음 뵙겠습니다. 동지호 작가님이세요?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연락이 왔다. 3개월 전에 지원했던 지원서가 이제야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아예 잊어버리고 있던 내게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었다. 심지어 나는 무슨 자기소개서를 이들에게 보냈는지 모를 정도였다.
"제출하신 포트폴리오 잘 봤습니다. 이 작품은 다 써 놓으신 건가요?"
회사 대표가 내게 던진 첫마디였다. 순간 아드레날린이 솟았다. 작업실서 6개월가량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썼던 작품 2개를 포트폴리오로서 제출했었던 것이 기억났다.
"아! 네. 탈고했습니다."
회사 대표의 말에 지난 반년 간 했던 짓이 개짓거리가 아니란 확신을 갖게 됐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내 작품은 상업성이 있다는 소리였다.
"참신하더라고요. 저희가 이번에 함께 하지 못해도 연락하며 지내요. 작가 캐스팅이 일반 직원 뽑는 ~~~"
나는 첫 번째 문장 밖엔 기억하지 못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나를 미친 사람처럼 여길지 모르겠지만 '선수의 칭찬'은 '언더독'에겐 엄청난 환각제다.
앞으로 동지호로서 작가 생활이 어떻게 될 진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나의 글재주를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천천히 '스토리텔러'로서 자존감을 갖어야겠다. 나는 충분히 이럴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