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 정말 오래 하고 싶다.
2017년 1월, 영화를 만들겠다고 떵떵 거리던 시기부터 시작해 어느새 6월 마지막 주를 내다보고 있다.
촬영은 7월 1일과 2일, 양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 작업을 위해 나의 4개월이라는 소중한 시간이 날아갔다. 가고 싶었던 여행도 포기해야 했다. 순탄하게 해낼 줄 알았던 영화제작은 정말 미친 짓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깨달은 것이 있다. 나는 정말 이 작업을 즐기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소설을 쓰면서 답답했던 이야기를 영화로 통해 실사화 시키는 과정이 너무나 만족스럽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행복하다는 순간도 있었다. 남들은 취미가 여행, 요가, 헬스 등등이라면 내겐 '영화'가 취미일 거란 생각도 들었다.
사실, 여건만 괜찮다면 전업으로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 하지만 여건이 괜찮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영화계는 정말 어렵고 더럽고 질척거리며 혼란스러운 곳이다.
물론 '대학원을 영화 쪽으로 가볼까'하는 생각도 해봤었다. 전문적으로 영화를 제대로 배우고 싶었다. 또한 영화학도로서 지원 가능한 사업들이 너무나 많다는 점이 매력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이번 영화를 완성하고 난 뒤, 현실로 돌아갈 예정이다. 영화를 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재능을 갖고 있다 해서 내 인생을 걸 순 없다. 예술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결정한 선택이다. 예술은 '인풋-아웃풋'을 기대해선 안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예술은 그 자체로서 '즐거움'을 갖고 있을 때 극강의 쾌락을 가지는 것 같다.
글을 마치며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결말 없이 내뱉는 달달한 한마디랄까.
"이 일 정말 오래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