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을 읽게 된 계기는 문동(문학동네)에서 만든 카드 뉴스를 보고서다.
"성식이 형, 울지 마쇼. 태수 씨의 지령이오."
이 부분이 어찌나 흥미롭던지. 문명 '그 개와 혁명'의 한 부분이었을 거다. 이 문장을 보고 『사랑과 결함』을 읽기로 결심했다. 소설 『사랑과 결함』은 예소연 작가의 여러 소설을 묶은 책이다. 제목과 표지만 보면 약간 부드럽고 설레는 그런 사랑이 예상되는데 전혀 아니다. (납작 복숭아가 왜 표지에 있는지? 모르겠다.)
날 것의 거친 사랑, 이걸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건지? 집착 아닌가 싶기도 하고. 제대로 표현하거나 전달되지 못한 일그러진 사랑으로 묘사되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래서 현실적인 관계를 그리는 그런 책이다.
특히 앞서 소개한 '그 개와 혁명'뿐 아니라, '아주 사소한 시절', '우리는 계절마다', '그 얼굴을 마주하고'의 3부작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었다. 딱히 이유는 없는데, 굳이 이유를 꼽자면 생각보다 어둡고 뒤틀린 이야기라서. 과연 이게 사랑인가 싶기도 하고 쿰쿰한 냄새가 나는 것 같은 이야기이지만 단지 연인에 국한되는 사랑이 아닌, 가족, 동료, 친구와의 사랑으로 확장되는 것이 좋았다. (글을 쓰다보니 이는 사랑보다 관계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끊을 수도 없는 집착적인 관계.)
전체적으로 한껏 꾸며진 내용이 아니라, 또 연인 간의 관계에만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정말 우리 '관계' 속의 사랑과 결함, 불안정함을 묘사한 내용이 탁월하다.
!요즘 북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gorobooks
★요약
나와 관계 맺은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결함에 대한 이야기
한국소설, 특히 현대 소설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추천
중간중간에 조금 난해하거나 중의적인 부분이 있었는데, 작가가 독자의 해석에 온전히 맡긴 거라 생각한다. 이런 식의 열린 내용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