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쓰나마나

이상하다

by 고로케

1. 작년 이 시점이었던거 같은데 공황장애 비슷한게 왔었다. 미팅 중 갑자기 어지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고 고개를 들면 쓰러질거 같았다. 최대한 어깨를 굽히고 포복자세를 하고 앞에 사람을 쳐다보지 않으려 애썼다. 이번에도 그랬다. 이유를 모르겠다. 이상하다.


2. 재미가 없다. 예전에는 어떤 새로운 일을 상상하면 막 재밌을거 같고 그랬는데 이제는 그럼 감흥을 주는 일이 하나도 없다. 이상하다.


3. 목구멍도 찔끔 아프고 온 몸이 아파 병원에 갔었다. 세 시간 걸려 기다렸는데 의사는 약만 띡 주고 ‘시기가 시기인만큼 더 아프면 검사를 받는게 좋겠다’라는 말만 남겼다. 병원 진료도 맘대로 못받는 이 세상이 이상하다.


4. 곧 나이 어린 사수를 맞게 된다. 너는 이상할까? 내가 이상할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지친다. 경력이 벼슬이고 시간이 펀드라고는 하지만 이런 식으로 느끼게 될 줄 몰라서 이상하다.


5. 나는 이상하다. 그냥 모든게 다 싫다.


6. 이상해서 이상하다. 올 해가 70일 정도 남았다는 게 이상하다. 생각나는 게 하나도 없는 이상한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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