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조합이야말로 내가 좋아하는 맛
큰일 났다. 돈가스에 빠졌다. 돈가스는 지방 함량이 높아 절대 빠지면 안 되는 음식이다. 특히 나 같은 외골수가 빠지면 안 돼!
별거 없다. 둥그렇고 납작한 돼지고기 튀김에 진득한 수제소스가 한가득이다. 칼로 자르면 사각사각, 서걱서걱 튀김 날 것의 소리가 난다.
브라운소스는 달짝지근하다. 튀김에 골고루 스며들어 눅진해졌다. 그런데 아직 빵가루 일부는 바삭하다. 눅진 바삭. 이 조합이야말로 내가 좋아하는 맛.
밥 한 술에 돈가스 한 점, 단무지 하나, 옥수수 조금, 양배추까지 삭삭 먹는다. 아, 맛있다. 오늘은 오타쿠의 날이었다. 우리의 인사는 ‘심장을 바쳐라’. 리바이의 말년에 눈물짓고, 미카사를 미친 집착녀라 부를 수 있다. 고죠를 보러 극장에 간다. 돈가스를 먹어 부풀어 오른 배를 퉁퉁 치며 나온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굳건한 (곧) 40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