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쓰나마나

여기는 '쓰나마나'니까 괜찮다.

by 고로케
KakaoTalk_20251122_202000884.jpg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연말이 오고 있다. 11월 22일쯤 되면 연말 이야기할 자격이 주어진다 생각한다.


작년에도 비슷한 소리를 썼던 거 같은데, 사실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아니면 추위는 원래 11월 말부터 본격적인지 모르겠으나 날이 생각보다 따뜻하다. 인터넷 밈에서는 봄>여어어어어-르르르르르음>갈>겨어어어어-우우우우울'이라고 하지만, 사실 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정직하게 지나가고 있다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겨울은 아닌 거 같으니까)


올해는 글을 많이 못 썼다. 생각하고 있는 것도 많고, 생각했던 것도 많은데, 모두 내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이전에 반 강제로 '무쓸모임'이라는 모임을 통해 주절주절 나불대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키웠던 글쓰기 근육이 지금은 많이 쪼그라들었다. 80대의 노인처럼 말이다.


무쓸모임 멤버는 총 4명이었다. 원조 멤버라 해야 하나. 여하튼, 원조멤버는 나를 포함, 여자 1인, 남자 2인이었다. 그중, 여자 1인 과장님은 퇴사를 했고, 이제 곧 남자 1인 과장님도 퇴사를 한다. 이제는 동료의 퇴사가 자연스러워졌다. 나의 연차도 그렇게 두꺼워졌다. (그러나 나의 지갑은 여전히 초가을 코트처럼 얇다.)


30대 초반이었다. 내 기억에 내가 사원이었으니까, 30대 초반이 맞는 거 같다. 나의 사회적 어머니는 당시 과장이었고, (지금은 한 부문, 그러니까 division의 장이 되었다.) 나는 사원이었다. 그 당시 네이버와 미팅을 했는데, 동료로 10년 일했다는 그들의 사이가 너무나도 멋져 보였다. 그 멋짐을 지금 내가 해내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니, 나의 지난날들도 꽤 의미가 있는 시간이다.


'책꽂이'에 글을 쓰다가 문득 '쓰나마나'의 글이 8월에 멈춰있는 것을 보고 글을 쓰자 마음먹었다. 쓰고 싶은 연재글이 있다. 무려 3가지나 되는데(웃음) 30개를 쓰려면 30개의 자료를 쌓아야 한다. 매주 발행하는 거라 미리 준비하고 싶다. 그런데 아직 10개도 글감을 못 채워 난감하다.


아무 말이나 쓰는 게 '쓰나마나'의 본질이다. 그리고 지금 내 감정이 Life of Pie에서 망망대해를 떠돌던 통통배처럼 아주 고요하다. 딱히 생각나는 뾰족한 게 없다. 그래도 좋다. 여기는 '쓰나마나'니까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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