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하기

첫 만남

by 고로

D-198


(200일부터 썼는데, 벌써 3일 째라니!)


제든 첫인상은 중요하다. 특히 오래 보기로 마음먹은 사람에게는 더욱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남자 친구와 나는 4월 웨딩 박람회에서 지금의 플래너를 만나고, 각자 집에 결혼을 허락받는 자리를 마련했다.


남들보다 천천히 준비하는 일정임에도 생각한 결혼 날짜에 웨딩홀을 잡기 어려울 수 있다 보니, 인사를 서두르기도 했다. (상반기 4~5월 결혼 예정이라면 1년 전에 마감되는 곳도 많으니 최대한 빠르게 찾아보심을 추천드립니다!)


먼저 우리 집 식구부터 만났다. 사실 작년 동생 결혼식 때 인사를 드린 적이 있어서 생각보다는 어색하지 않게 말을 이어갔던 걸로 기억한다. 늘 데려다 주기만 했던 집에 첫걸음을 해 차도 먹고, 분위기 좋은 한정식집도 가고, 모든 것들이 남자 친구 집에 인사를 드리기 전까지는 그저 가족과 식사하며 인사하는 자리로 몸도 마음도 편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남자 친구 집에 인사드리기 일주일 전부터 왠지 모를 긴장감이 엄습해왔다. 일전에 우연히 한 번 뵌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첫인사 말부터, 밥 먹을 때 평소 하는 습관이라던지, 온갖 것들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선물 하나도 신중을 다해 고르고 골랐다.


다행히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시어머니 썰(?)처럼 무섭거나 눈 한 번 마주치기 어려울 만큼 숨 막혔던 일들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고, 고가의 선물보다는 정말 많이 생각하고 고른 선물에 크게 감동한 부분들이 어찌나 다행스럽게 여겨지던지. 남자 친구는 알지 모르지만, 눈에 몇 번 물이 찼었을 정도로 긴장과 안도감을 온몸으로 느꼈다.


첫인사는 누군가와 오랜 기간 함께 지내야 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책임감 같은 것이 느껴졌던 시간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결혼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