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 신부의 첫 임무
모든 일에 ‘타이밍’은 중요하다. 아마도 내 기준에는 성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가 아닐 듯싶다. (또 하나는 ‘노력’이다.)
신중한 일일 수록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결혼도 예외가 아니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수많은 일정을 만들지만, 그중에서도 ‘결혼식 당일’(앞으로는 본식이라고 말하겠다.)이 가장 먼저, 중요시하게 결정되어야 할 일정이다.
본식 날짜는 결혼을 준비하는 모든 일정에 영향을 미친다. 본식 기준 며칠 전, 몇 달 전에 이뤄지는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각자의 상황에 맞춰 일정의 완급조절은 가능하나, 본식 날짜와 뗄 수 없는 홀 투어 및 결정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일정 중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홀 투어는 다음 에피소드에 풀어볼 예정)
그리고 본식 날짜는 양가의 부모님들과도 함께 고민해야 하기에 더더욱 중요한 사안이기도 하다. 가끔 주변에서 덜컥 본식 날짜를 잡고, 양가에 통보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는데, 대부분 들려오는 말은 ‘상의도 없이 결정한 것을 아쉬워하신다’는 반응이었다.
우리는 이와는 다른 경험을 했던 것 같다. 날짜를 고르는 과정에서 많은 의견 나눔이 있었다. 하필 내년에는 윤달도 있고, 손 없는 날이 적다 보니 부모님 기준에 길한 날은 손에 꼽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반기까지는 늘어지고 싶지 않아 내년 상반기 중 날짜를 골라야 하는 조건 아닌 조건도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홀이 가능한 날짜 중 양가 부모님이 괜찮다고 하신 날로 결정이 되었다. 사실 가장 현실적인 면을 고려한 날짜가 되었다. 그래도 양가의 의견을 전달하고, 대변하는 신랑 신부의 첫 임무가 아닐까 싶다. (적다 보니 한국의 결혼 문화는 참 경우 수를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결혼은 많은 결정들을 해야 하고, 그 결정을 하기 위해 중간에서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의견을 잘 모아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다른 삶을 살고 있던 두 사람이 말이다.
그렇게 정해진 날짜를 하루하루 세가며,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정리하게 되는 것 같다. 그건 아마 나만이 아닌 우리 가족도 마찬가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