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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르라제주 Jun 29. 2020

옥돔뭇국이 열어준 맛의 신세계
<한라식당>

제주시청 근처 맑은 국물 맛집



술을 거하게 마신 다음 날이나 뭔가 더부룩한 날, 속을 편안하게 풀어줄 따뜻한 국물이 절로 생각나죠. 오늘은 개운하고 깔끔한 옥돔뭇국을 맛볼 수 있는 제주시청 부근 직장인 맛집 <한라식당>으로 떠나보겠습니다.



한라식당은 갈치국 등 다양한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옥돔뭇국, 옥돔미역국, 갈치국, 성게국, 각재기국, 갈치조림, 고등어조림, 물회 등이 주요 메뉴입니다. 혹자는 전체 메뉴가 맛있다지만, 제게는 시원하고 맑은 국물이 일품인 옥돔뭇국이 제일입니다. 이번 소개글을 쓰게 만든 메뉴거든요.



생선국은 보통 비린내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만, 이곳 옥돔뭇국은 개운하리만치 깔끔합니다. 비위가 약해 평소 생선국을 먹지 않던 제 지인도 다음엔 한 그릇 도전해봐야겠다고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간이 삼삼하고 자극적이지 않은데도 깊이가 있어 마지막 한입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옥돔 고유의 진한 고소함, 무의 시원함이 더해져 건강한 참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가 산더미처럼 많이 들어간 것이 한수인 듯합니다. 



이곳 옥돔뭇국은 무를 채로 길게 썰어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양이 거의 국물 반, 무 반인데요. 무는 부드러우면서도 살짝 아삭하게 씹히는 식감이 있었어요. 쌓인 무를 걷어내면 선홍빛 옥돔 한 마리가 통째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맑고 투명한 국물 속에 통으로 잠겨 있는 옥돔이라니. 도민인 저의 입장에서도 좀 이색적이었습니다. 생선국은 보통 식개집에서 먹게 되는데, 살이 발라져 나오는 것만 먹어봤으니까요. 숟가락만으로 살이 쉽게 발라질 정도로 야들야들한 속살의 옥돔이었습니다. 마치 연두부처럼 연했는데요. 입속으로 '호록'하고 들어가 고소함만 남긴 채 홀연히 흩어지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도톰한 살과 소복하게 쌓인 무, 진득한 국물을 함께 떠먹다 보니 어느새 배가 찼습니다. 그러나 속은 하나도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가벼운 느낌이었어요. 오랜만에 느껴보는 편안한 배부름이었답니다.



이 메뉴는 비린내가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일품 어종인 옥돔의 장점을 잘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재료를 넣기보다 제주의 전통 음식들이 무릇 그러하듯 꼭 들어갈 재료들만 최소한으로 들어가 원재료의 깊은 맛을 이끌어내는 느낌이었어요.



참고할 점. 이곳에서 식사 메뉴를 2개 이상 시키면 바삭하게 잘 구운 고등어구이가 서비스로 나옵니다. 쌈채소로 나오는 구수한 콩잎, 잘 익은 자리젓 또한 취향이 맞는 사람들에겐 선택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한라식당>

주소 : 제주시 광양9길 19

영업시간 : 평일 08:00 - 19:00 / 토요일 08:00 - 18:00 / 일요일 휴무

문의 : 064-758-8301




예비사회적기업 '고르라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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