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워킹티쳐, 그리고 어린 날의 열정티쳐
시험기간이 시작되면 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간다. 고등부 담당인 나는 원장님과 거의 붙어 움직여야 해서 더 바쁘다. 자료 정리하고 인쇄하고, 학습지 빈칸까지 챙기다 보면 준비 시간은 어느새 사라진다.
예전엔 몸이 한 개여도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버텼던 것 같은데, 이제는 세 살을 바라보는 아이를 키우며 내 몸이 왜 한 개뿐인가 진심으로 고민한다.
최근에는 독감이 유행하고 있는데 모 학생에게 옮은 것 같은 코감기까지 더해져 몸이 가버린(?) 느낌마저 든다.
정말 젊음으로 밀어붙이던 시절이 자연스럽게 멀어졌음을 깨닫는다.
나는 엄마다. 아침마다 아이를 깨우고 씻기고 먹이고 어린이집에 보내면 이미 9시 반. 집 정리와 빨래까지 마치면 씻고 출근할 시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매일같이 늘어지게 자던 늦잠도 사치다.
어찌어찌 안전 운전을 하고 학원에 도착하면 바로 수업 준비에 들어간다. 선생님들과 나누는 짧은 담소도 숨을 고르는 틈 같은 느낌이다.
3시가 넘어가면 예비고1 학생들이 하나둘 들어오고, 그때부터는 퇴근까지 오래 달리기가 시작된다. 힘들지만 힘들지 않은 그런 상태로 업무는 마무리된다.
우리 학원의 가장 큰 장점은 선생님들이 오래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8시에 칼퇴하고, 이후 고등부 수업은 원장님이 맡는다.
대형 입시 학원이 아니기도 하지만, 학원가에서 흔치 않은 배려다. 나는 이 덕분에 육아와 일을 무너지지 않게 이어가고 있다.
큰 입시학원에서 일할적에는 결혼이란 걸 상상도 못 했다. 평일엔 밤 11시에 마쳤고, 주말엔 토·일 모두 근무했으니까.
지금은 시험기간에만 토·일 중 하루 정도 출근하고, 평소엔 주 5일제로 주말을 온전히 쉰다. 그만큼 원장님이 대신 애써주니 가능한 일이다.
어린 날의 나는 참 열정적이었다. 학생 앞에서는 늘 100%를 쏟았고, 그 마음은 지금도 다르지 않다.
단지 예전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을 뿐, 마음의 방향은 여전히 학생과 아이를 향해 있다.
그리고 결국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힘들어도, 버겁더라도, 나는 늘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내고자 했다는 것.
그때는 젊음으로 그렇게 살았고, 지금은 엄마라는 이름으로 다시 힘을 낸다. 삶의 무게와 모양은 달라졌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아간다는 사실만큼은 여전히 나를 움직인다.
어린 날의 열정티쳐도, 지금의 워킹티쳐도 결국 같은 마음으로 하루를 이어가는 나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는 언제나 열심히 사는 부지런한 개미 선생님 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