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믿기 힘든 이야기를 들었다. 희극인 박지선이 사망했다는 이야기. 그것도 엄마와 함께.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지만, 박지선이 트위터에 썼던 엄마와의 에피소드를 가끔 보면서 각별한 모녀의 사이가 느껴졌었기 때문에마음이 더 아팠다.
그리고 유서로 보이는 엄마의 메모가 발견되었다고는 하지만, 유족은 공개를 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 언론(이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다.)이 [단독]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공개했다고 한다. 하...
아무튼, KBS 다큐 인사이트 <다큐멘터리 개그우먼>에서 어느 출연자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희극인 공채 합격자들 중에 가장 눈에 띄게 못생긴 후배는,"올해는 너구나."라는 선배들의 말을 듣는다고. 부정적인 의미였다. 그 의견에도 동의하는 부분이 있지만,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종철에게 그 말을 들었다는 박지선이 이렇게 말했던 게 생각났다.
일반적으로 못생겼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개그 집단에서는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주는 거예요.
우리 집단이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주니까 자연스레 자존감이 올라가게 되었죠.
저는 제 얼굴을 사랑해서 날 사랑해주는 집단을 찾아간 것 같아요.
- 마이크임팩트, 청춘페스티벌(2015. 5. 9~10.)
수동적인 삶을 살던 청소년기를 거쳐, 친구 따라 임용 고시 공부를 하던 청년기를 지나, 진짜 자신의 꿈을 찾아 활동하게 됐다는 희극인 박지선. EBS <고양이를 부탁해> 진행자로서의 모습, 펭수의 성덕(성공한 덕후)으로서의 모습 등, 너무나 기분 좋은 웃음을 주었던 사람. 그 사람과 아무 상관없는 나조차 이렇게 마음이 아픈데, 지인들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
비보를 접한 펭수가 올린 SNS 게시물. 아무 글없이 함께했던 사진만 올라와서 그런가. 더 마음이 아프다.
한 인터뷰에서 박지선이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언젠가 스탠딩 코미디를 해보고 싶고 준비하고 있다던 말.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떠났지만 그곳에서는 하고 싶던 모든 것을 하기를. 항상 밝고 크게 웃기를. 그리고 언젠가 박지선을 기리는 희극인들이 그의 꿈을 이뤄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