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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양이상자 Mar 08. 2021

MBTI와 클럽하우스

요즘(좀 지났나?) 핫한 두 가지가 있다. MBTI로 성향 파악하는 것과 클럽하우스. 난 둘 다 별 매력을 못 느끼는 걸 보니, 역시 인싸는 아닌가 보다.



| MBTI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엄마 브릭스(Katharine C. Briggs)와 딸 마이어스(Isabel Briggs Myers)가 카를 융(C.G.Jung)의 심리유형론을 근거로 개발한 자기보고식 성격유형 선호지표다. 내용과 별개로 엄마와 딸이 만들었다는 것이 멋지다.


MBTI를 처음 접한 건, 대학 전공 수업 때였다. 그땐 24시간을 쪼개 여러 활동 했던 때여서 그런가, ESFJ로 나왔다. 20대 후반, 직장 워크숍에서 했을 때는 INTJ로 나왔다. 내가 생각해도 가장 까칠했던 시기였는데, 강사가 결과 설명해주고 나서 일부 동료이 "샘한테 조심해야겠어.", "보는 것과 달라.", "나 싫어하는 거 아니지?"라고 말하는 등, 결과대로 나를 대하려 해서 불편했던 적도 있다. 대부분 농담으로 받아들였지만, 진담인 사람도 있었겠지. 이후에는 ISFJ로 나올 때도, INTJ로 나올 때도, INFJ로 나올 때도 있었는데, 이 주제로 글을 써볼까 해서 검사 사이트에서 해봤더니, INFJ로 나왔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E가 I로 변했고, S와 N, T와 F는 왔다 갔다 하는데(이 3가지 지표는 수치 차이도 별로 없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J는 그대로다. 어디에선가 'P는 J가 되고 싶어 해도, P가 되고 싶어 하는 J는 없다'는 글을 봤다. 그만큼 이 지표는 변하기 어려운 건가 싶기도 하다. 융통성을 가지고 싶은데, 이번 생엔 되는 걸까. 


MBTI 지표와 특징 ⓒ고양이상자(고상)


아무튼, 자신의 경험과 상황에 따라 이렇게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 '아, 그렇구나.'라면서 참고할 수는 있겠지만, MBTI 결과 특징으로 사람 성향을 확정해서 평하거나, 같은 유형끼리 친목질하는 것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직장에서. 어설프게 심리 공부한 사람이 몇 가지 정황만 가지고, 너는 이렇다, 저렇다 확정하는 걸 극혐해서 더 그런가 보다. 혈액형으로 평하는 것도, MBTI를 기준으로 평하는 것도.



| 클럽하우스


지난 2월, SNS에서 클럽하우스(Clubhouse)를 처음 접했다. "내 계정은 이거다.", "이 방이 너무 재미있다." 등등.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는데 관련 글을 쓰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대체 뭔데 이러는 건지 궁금해서 찾아봤다. 클럽하우스는 미국 스타트업에서 만든 음성 기반 SNS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플랫폼이었다.


그런데 좀 알아보고 나서, 나와는 맞지 않는 곳이라고 결론내렸다. 통화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강의하다 보니 말하는 걸 아끼게 되어서 그런가 보다. 말하길 좋아하거나, 알릴 것이 있는 사람(CEO, 얼리어답터, 정치인, 연예인 등)들과 그들의 생각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듯하다. 누군가는 MBTI 성향 중의 하나인, E들의 세상이라고 하더라. ㅎㅎㅎ


아이폰 사용자

나중엔 모르겠지만, 현재는 아이폰 사용자만 이용 가능하다. 이걸 하기 위해 중고 아이폰까지 산 사람도 있다고 하니 대단하다 싶기도 하다. 아이폰 중고 거래 가격 올랐겠네. 예전에 쓰던 아이폰으로 가입해볼까 했는데 귀찮아서 말았다.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긴 하지만, 귀차니즘이 매번 이긴다.


유명인과 나누는 이야기

유명인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게 좋은가 보다. 유명인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그 매력이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선택(?) 받은 사람만 발언할 수 있으니 강연 듣고 나서 질하거나, 토론회에전문가들이 떠드는 것을 듣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유명인이 아닌, 참여자 중의 한 사람이 말할 때 잘 들어주나? 애초에 대화에 낄 수가 있나? 비약일 수 있지만, 어느 배우가 일반인(비연예인)을 '평민'이라고 일컬었던 게 갑자기 생각난다.


끼리끼리

오픈 소스 가득한 시대이니, 초대장을 활용한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플랫폼이라는 게 신선할 정도다. 그들만의 세상이 SNS로 나온 듯한 느낌이랄까. 옛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파도타기가 유명인 중심으로 된 느낌이다. 워낙 친목질과 끼리끼리 문화를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서 그렇게 당기진 않는데(친구 없...), 초대받아야 가입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하니, 사람들에겐 더 특별하게 다가오나 보다. 그래서 초대장 중고 거래도 한다는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다.



| 너무 많은 플랫폼


새 학기 시작하면서 1년 동안 ZOOM으로 하던 비대면 강의를  플랫폼으로 하게 됐다. ZOOM에 내가 잘 쓰는 기능이 있는데 이것에는 없어서 아쉽다. 강의 준비할 것이 많은 상황에서 새 플랫폼에 적응까지 해야 하니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그래서 또 다른 플랫폼을 사용해볼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저 지나지, 오래 지속될지 모 클럽하우스. 이번 현상을 보다 보니, 커뮤니티로 활용되었던 각종 플랫폼이 생각난다. 아이러브스쿨, 프리챌, 싸이월드 미니홈피 등등. (나 옛날 사람)


해당 플랫폼의 활용도가 높은 사람은 하고 아니다 싶은 사람은 안 하면 되는데 모두 하는 분위기라서 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거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따라가기 바쁘다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그 시간에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일 하길. 그러다 보면, 자신한테 필요하고, 자신과 알맞은, 자신에게 적합한 플랫폼을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



※플랫폼

여기저기에서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기본적인 의미는 승강장(교통수단과 이용자가 만나는 곳, 공급자와 수요자가 거래하는 곳)으로, 이용자가 만나 해당 요금을 지불하고 해당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여러 활동(매점, 옥외 광고 등)이 일어난다. 인터넷의 발달로 플랫폼의 의미는 온라인(포털 사이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커뮤니티 등)으로 확장되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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