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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양이상자 Jun 20. 2018

육아용품 사용 경험, 그리고 중고 거래 진상들

육아휴직 - 출산 후, 1년의 시간 (2017.10.01. 작성)

| 육아용품 사용 경험 몇 가지


아가를 키우면서 넘치는 육아용품 중에 어떤 걸 사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다. 다 필요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고 무엇보다 아가에 따라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별생각 없이 사서 써봤는데 유용하게 쓴 것이 있고, 기대하고 샀는데 쓸모없던 것도 있었다. 육아하면서 느끼는 것은 케바케라는 것,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모빌과 바운서

산후조리원에서 나오자마자 중고 거래에서 산 것은 모빌이었다. 흑백 모빌을 보여주다가 칼라 모빌로 바꿔주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흑백 모빌은 초점책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신했고 칼라 모빌만 구입했다. 계속 우는 신생아 시기에 아가에게 모빌을 틀어주고 젖병을 소독하거나 아가 빨래를 할 수 있었다. 모빌에서 나오는 노래가 있어서 더 유용했다.

모빌을 보면서 누워 있던 아가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하는 시기가 있다. 그때 바운서에 앉혀서 경사 조정을 해주면 신나게 주변을 살핀다. 목을 가누기 전까지 바운서에 앉혀놓고 살살 밀어주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었다.


아기띠

아기띠는 목 가누기 전인 신생아 때 쓸 것과 후에 쓸 것이 필요하다. 전자는 새 제품으로 샀고, 후자는 중고로 2개를 마련해서 나와 남편 것을 구분해서 사용했다. 그리고 한쪽 어깨를 쓰는 아기띠도 있었는데 불편해서 몇 번 쓰지 못했다. 착용자와 아가 모두 편해야 하고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잘 알아봐야 하는 용품 중의 하나다.


짱구베개

보통 아가의 베개로, 뒤통수를 동그랗게 만들어준다는 짱구베개를 많이 사용한다. 나는 범퍼침대를 사면서 사은품으로 받은 베개를 주로 이용했고, 그 베개를 빨았을 때 쓸 것이 필요해서 짱구베개에 양쪽으로 쿠션이 달려서 아가가 엎어지지 못하게 디자인된 것을 하나 마련했다. 아가가 뒤집고 난 후에는 엎어져서 자기 시작해서 더 이상 쓰지 못했지만, 그전까지는 카시트나 유모차에 태울 때도 사용하는 등 유용하게 썼다.


공갈젖꼭지와 치발기

아가가 빠는 힘이 약한 편이라 공갈젖꼭지를 잘 물지 않았다. 하지만 통잠을 자기 시작하면서 졸리면 아래 입술을 빨기 시작하길래, 그 당시 단계에 맞는 공갈젖꼭지를 물렸더니 잘 빨아서 재울 때만 물리기 시작했다. 이가 슬슬 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모양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으로 골랐다.

아가가 빨기도 편하고 손에 쥐기도 편한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넛처럼 가운데가 뚫린 것과 속이 다 차 있는 것 등, 다양한 모양으로 구입했다. 아가는 안 빨던 치발기도 어느 시기가 되면 빨고, 잘 빨던 치발기를 어느 시기가 되면 빨지 않았다. 치발기도 젖병이나 공갈젖꼭지처럼 단계별로 나눠져 있지만 아가가 선호하는 것을 선택해서 빠는 것이 신기했다.


체온계와 해열제

아가의 상황은 급변할 수 있기 때문에 체온계와 해열제는 꼭 비치해야 하는 용품이다. 체온계는 보통 귀에 꽂아서 체온을 재는 것을 많이 사용하는데, 나는 이마에 대는 것으로 마련했다. 이유는 단 하나, 필터를 사는 것이 귀찮았기 때문이다.


과즙망

과일을 줄 때 사용하는 것 중에 과즙망이 있다. 과즙이 나오는 곳이 실리콘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사봤다. 아가가 쪽쪽 빠는 게 신기했지만, 과즙망 아랫부분에 있는 과일을 밀어줘야 하기 때문에 귀찮고, 주변이 많이 지저분해져서 자주 쓰지는 않았다. 그냥 갈아서 숟가락으로 주는 것이 제일 편하다.


비판텐

아가마다 맞는 기저귀가 다르다. 기저귀 발진이 일어났을 때마다 유용하게 쓴 크림은 비판텐이다.


종이를 쫙쫙 찢는 시기가 온다. 주변에서 물려받은 헝겊책을 보다가 딱딱한 동화책을 몇 권 샀다. 한 장씩 넘길 때 사랑스럽다. 책은 많이 사지 않을 예정이다. 특히, 전집은 사지 않으려 한다.



| 중고 거래하면서 겪은 매너 없는 진상들


아가한테 사용하는 여러 물품이나 옷의 사용 기간은 매우 짧다. 그래서 아가의 입에 직접 들어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가끔 중고 거래를 하게 되는데 매번 구매만 하다가 얼마 전부터 판매를 해봤다. 대부분 괜찮은 분들이었지만, 다양한 진상도 만났다. 물건을 살 때 판매자들이 왜 그렇게 나에게 고마워했는지 알게 됐을 정도로 기본적인 상식이나 예의 없는 사람이 많았다. 얼마 전에 연달아 3명의 진상과 대화를 해서 마음을 좀 가라앉히려고 그동안 만난 진상에 대해 차분하게 정리해보려 한다. 가라앉혀질지 모르겠지만.



시간 개념 없는 사람

나는 평소에도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는 사람과 약속 시간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취소하는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 몇 번 반복되면 그 사람과는 만나지 않는다. 타인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 내 시간을 쓰는 것이 아깝기 때문이다. 중고 거래를 하면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사람이 이런 부류다. 보통 약속 시간 2,30분 전에 오고 있냐고 확인 연락을 해봤는데 약속 시간 다 됐을 때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면서 취소하는 사람이 있다. 미안하다고 사과라도 하면 그나마 다행이랄까. 대부분은 뻔뻔하게 다음 약속을 잡자고 한다.


잠수 타는 사람

연락이라도 되면 감사해야 할 지경. 약속 시간 다 되어가는데 연락 안 되면 진짜 열 받는다.  

 

반말이나 단답형으로 말하는 사람

원래 말을 잘 놓지 못하는 성격이다. 나보다 나이가 어려도 한동안은 반말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너무 쉽게 말을 놓는 사람을 보면 예의가 없게 느껴지고 나를 만만하게 여기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  

얼마 전에 너무 어이없어서 거래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


                    나 : 그럼 내일 만날까요?

                    그 : 언제?

                    나 : (황당했지만 실수인가해서) 저녁 7시 괜찮으세요?

                    그 : ㅇㅇ  


새벽에 답변 안 한다고 화내는 사람

아침에 일어나니 톡이 많이 와 있었던 날이 있었다. 새벽 3,4시경에 상품 문의를 한 것이었는데 중고 거래 특성상 먼저 찜한 사람이 임자이니, 새벽에 문의하는 것은 이해한다. 알림을 꺼 놓으면 되는 문제이니까. 하지만 그 경우는 달랐다. 답변이 없다며 엄청 화를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가 안 자면 다른 사람도 안 잔다고 생각하는 걸까.   


직거래만 하는데 택배 서비스를 요구하는 사람

혹시나 교환 반품을 하면 귀찮아서 직거래만 하고 있다. 물건이 많지도 않고 가격도 저렴하게 올리기 때문에 굳이 택배 서비스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자꾸 택배로 보내달라는 사람이 있었다. 안 된다고 해도 계속 그러길래 착불로 보내겠더니 왜 착불이냐고 하더라. 응???  


잔돈 준비하라는 사람

천 원에 물건을 팔기로 했다. 약속 시간 거의 다 됐을 때 자기는 만 원권밖에 없으니 잔돈을 준비해달라더라. 부탁도 아니고 너무 당연하게 요구하는 태도가 황당. 9천 원 짜리 물건 사면서 천 원 거슬러 달라는 것도 아니잖아.  

 

말도 안 되게 금액을 깎거나 무료로 달라는 사람

만원에 올린 것을 1,2천원에 달라고 하거나, 아예 무료로 달라는 사람도 있다. 팔기 어려운 것은 무료로 올려놓기도 했는데 그건 무료면서 왜 이건 유료냐는 식. 아, 맞다. 입고 나간 옷을 팔라는 사람도 있었지.    



이 정도로 마무리. 뭔가 속이 시원해지긴 했다.

웃긴 건, 중고로 물건을 판매하기 시작한 게 일주일밖에 안 됐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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