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글은 이슈 큐레이팅 매거진 ㅍㅍㅅㅅ에도 게시되었습니다.
육아에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정보다. 놓치면 아까운 정보가 꽤 있어서, 모르면 어쩔 수 없지만 알게 되면 되도록 하려고 한다. 불매 운동과 비슷한 느낌이다. 최근, 부족한 연차를 쪼개서 알뜰하게 완료한 것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북스타트는 아가의 정기 예방 접종 시기에 지역에서 책 꾸러미를 선물하는 문화 운동이다. 육아에서 중요한 지역사회의 역할이 발휘되는 방식으로, 아가일 때부터 책과 가깝게 하여 평생교육을 지향하는 부분도 있다. 1992년 영국에서 시작된 북스타트는 2003년에 우리나라에 도입되었으며, 북스타트코리아(한국위원회)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진행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출판사별로 나오는 전집을 사려는 생각은 없다. 비슷한 디자인과 비슷한 내용보다는 다양한 스타일의 책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가가 고르기 어렵기 때문에 내가 고른 책과 물려받거나 선물 받은 책을 몇 권 가지고 있지만 나중에 아가가 읽고 싶어 하는 책이 생기면 그때마다 사주고 싶다.
첫 책 꾸러미를 받을 수 있는 막바지 기간에 겨우 시간이 생겼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줄을 서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아침부터 서둘렀다. 하지만 잦아들었던 아가의 콧물이 다시 시작돼서 병원에 들러야 했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병원 시스템이 잠시 마비돼서 처방전이 늦게 나와 예상보다 지체됐다.
남편과 아가를 등원시키고, 남편은 직장으로, 나는 북스타트 책 꾸러미를 받으러 갔다. 다행히 사람이 별로 없어서 무리 없이 받았다. 그런데 책꾸러미를 나눠주시는 분이 이런 말을 했다.
"우리 땐 이런 것도 없었는데 요즘은 정말 좋죠. '엄마'가 좀 부지런하게 알아보면 돈을 많이 들이지 않더라도 아이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많아요."
다른 날이었다면 충분히 웃어넘길 수 있는 말이었다. 아가를 키우면서 주변에서 하도 많은 이야기를 들으니 모두 반응할 필요도 없고 그럴 여유도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그러나 책 꾸러미와 안내 자료를 받기 위해 며칠 전부터 업무를 조정하고 아침부터 서둘렀던 나는, 평소처럼 넘기지 못했다.
"예전에는 모두 못 했지만, 요즘은 하는 아이들과 못 하는 아이들의 격차가 커지는 것 같아요. 직장에 다니는 '부모'는 참여하기 어려우니까요. 저도 겨우 왔는 걸요. '부모'가 없는 아이들은 더 하겠죠."
정색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부모'를 강조하며 애써 웃으면서 말했다. 예상하지 못한 답변이었는지 그분은 어색하게 웃으며 머쓱해하셨다. 무료로 받으면서 굳이 그분께 뭐라 할 것은 아니었는데, 나도 참.
그러고 나서 받은 안내문. 북스타트 후속 프로그램으로 작가와의 만남 안내였다. 역시 평일. 월요일과 법정공휴일만 쉬는 어린이도서관임에도 굳이 평일에만 행사를 잡는 이유를 모르겠다. 북스타트의 목적이 "모든 아가들에게 책을 무상으로 제공하여 부모의 소득에 따른 차이를 해소하는 것"이라면, 평일에 시간을 내지 못하는 부모도 참여할 수 있도록 주말을 적극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
아침부터 바빴던 하루. 퇴근한 후에 그날 받은 책을 아가에게 읽어줬다. 무척 좋아해서 보람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고양이가 등장하는 책도 있어서 나도 좋았다. 조금 찜찜한 마음이 있긴 하지만, 북스타트 안내 책자에 있는 추천 도서도 몇 권 사고, 다음 단계도 잊지 말고 꼭 받으러 가야겠다. 아가를 위해.
※참고 사이트 : 북스타트코리아
2018년 말까지 5년제로 가입하면 최대 이율이 5.5%인 알짜 적금이 있다. 만 6세 미만 아이당 1개 계좌 개설만 가능하고 월 10만원까지만 입금할 수 있다. 올해 9월부터 지급된 아동수당(소득수준 90% 이하 가구의 만 6세 미만 아동에게 매달 10만원 지급)을 겨냥한 상품인듯하다.
잠시 다른 이야기지만, 소득수준을 구분하기 위해서 지출하는 행정비용(한국보건사회연구원 추산 770~1,150억원)이 너무 아깝다. 게다가 아동수당을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넌지시 자신이 고소득층이라 과시하는 사람도 나왔다고 하니, 우습기도 하다.
다시 적금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 적금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이 필요하다. 괜히 헛걸음하지 말고 잘 준비해서 한 번에 가입하길.
1. 수협중앙회에서만 가능
- 제1금융권인 수협중앙회(수협은행)에서만 가입할 수 있음
- 제2금융권인 지역수협에서는 불가능
2. (거의 대부분) 지점별 1일 30명 제한
- 자동이체할 신규 통장 개설 시간이 소요되므로 일반 적금통장보다 시간이 더 소요
- 되도록 영업 시작 시간에 맞춰서 가는 것을 권장하나 지역별로 새벽부터 줄 서는 곳도 있다고 함(청약도 그렇고, 안 해도 되는 사람은 안 했으면 좋겠다. 좀 함께 살면 안 되겠니.)
3. 수협통장에서 적금통장으로 자동이체
- 최대 연 5.5% : 3.5%(5년 계약) + 1.5%(수협통장에서 적금통장으로 자동이체) + 0.5%(올해 안에 가입)
- 5년 동안 손대지 않으려고 인터넷뱅킹이나 카드 만들지 않았음
- 5년 후, 약 700만원
4. 구비서류 :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 각 1통
- 적금 가입할 아가 기준으로, 상세로, 주민번호 뒷번호 모두 보이게 출력
- 가입자와 대리인의 관계 증명 서류 : 위 서류로 증명이 가능하면 불필요
5. 기타 준비물
- 대리인(가입하러 간 성인) 신분증과 도장(아가 것도 대리인 것도 가능)
육아와 관련된 일을 할 때는 남편에게 작은 역할이라도 꼭 준다. 이렇게 해왔기 때문에 우리 아가가 아빠와도 많이 친해졌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수협에 제출할 서류 준비를 남편에게 맡겼다. 그런데 제출하려고 보니 서류에 아가 주민번호 뒷번호가 *로 표시되어 있었다. 하..... 결국 다시 서류를 떼러 가야 해서 다음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물론 확인하지 않은 내 잘못도 있지만, 알아서 좀 잘 챙겼으면, 하라는 것만 하지 말고 자기도 좀 알아보면 좋겠다. 여러 가지 중에 하나만 하라고 한 건데 그것조차 내가 하게 될 때면, 정말이지 화가 난다. 화가 나.
그래도 같이 해야지. 육아는 부모의 몫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