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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재열 여행감독 Dec 26. 2020

‘어른의 여행’을 위한 열  가지 여행 코드

청춘의 여행과 '어른의 여행'은 무엇이 다른가


‘삼선 맛집’이란 게 있다(내가 만들어 낸 말이다. ㅋㅋ).

마요네즈 한 줄, 케찹 한 줄, 데리야키소스 한 줄.

이것만 그으면 맛있는 줄 아는 초딩 입맛을 위한 맛집.


우리같은 아재들이 자주 당하는 맛집 정보다.

거짓된 정보는 아닐 수 있다. 고만할 때는 그게 젤 맛있을 수 있다. 다들 한 때 짜장면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던 것처럼.


중요한 것은 정보의 비대칭이다. 혹은 세대의 대표성.

관광/여행 정보에 20대가 너무 과잉 대표되고 있다.  그래서 아재/아줌을 위한 정보의 재정렬이 필요하자.

여행에 대한 담론도 마찬가지다.
전부 20대 중심이다.

그래서 30/40/50을 위한 여행의 키워드를 정리해 보았다.



1 책임은 두고 와야

아는 것이 많아지면 준비할 것도 많아진다. 가져갈 것을 고민하지 말고 놓고 올 것을 고민해야 한다. 그중의 가장 큰 것이 책임이다. 여행에서는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해야 한다. 자식도/부모도/남편도/아내도 잊고.      


2 내 안의 소년/소녀를 만날 수 있어야

내가 여행의 성패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그 사람에게서 소년이/혹은 소녀가 보이면 성공적인 여행이라고 판단한다. 이걸 끄집어낼 계기가 필요하고 스스로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 여행은 삶의 시간을 회귀하는 것이다.      


3 불편한 사치를 누릴 줄 알아야

여행은 고생을 사서 하는 것이다.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 고생스럽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지 말고 고생스러울 가치가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확신이 서면 감당해 보고.      

4 덜 보더라도 더 느낄 수 있어야.

‘어른의 여행’은 뺄셈의 미학이다. 코스를 뺄수록 여행이 풍부해진다. 뷔페가 아니라 코스요리다. 신진대사가 예전 같지 않아서 소화능력이 떨어진다. 적게 먹더라도 맛있게 먹고 음미하면서 먹으면 된다.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많이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5 자신을 보여줄 수 있어야

가까운 사람들에게 말 못 하는 이야기도 여행에서 만난 사람에게는 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나를 보여줄 때는 되도록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남을 이해할 때는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보아주는 것이 예의다. 여행의 인연은 멋지게 스치는 것이다.


6 간섭하지 않는 결속력

다들 자기 고집이 있다. 자기 좋을 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줘야 한다. ‘따로 또 같이’ 할 수 있는 여백이 필요하다. 뭉치는 것이 목표일 필요는 없다. 다만 원팀이 되어야 할 순간에는 강력하게 결속할 수 있어야 한다.


7 선을 넘지 않는 배려

여행을 함께 하면 쉽게 친해진다. 친해지면 쉽게 선을 넘는다. 함께 오랜 시간 축적된 경험이 없는 사이에서는(혈연 지연 학연이 아닌 사이) 선을 넘으면 선을 긋게 된다. 선을 넘었다 되돌아오는 무한루프를 여행에서까지 반복할 필요는 없다.      


8 호의는 권리가 아니다

배려해야 할 의무를 가진 사람은 없다. 다만 배려하는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일 뿐이다. 그런 사람이 자신의 배려를 후회하게 해서는 안 된다.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는 사람에게도 ‘최소 희생 모형’을 만들어 줘야 한다.    

  

9 오늘만 날이 아니다

다시 올 이유만 찾아도 성공적인 여행이다. 단 번에 욕심을 내면 나에게 무리가 가고 남과의 관계에 무리가 간다. 미련이 남는 것은 불완전한 여행이 아니라 더 나은 여행을 위한 예고편이다. 미련이 있어야 그리움도 있고 그리움이 있어야 다시 찾을 이유가 생긴다.      


10 여행은 죽음을 준비하는 한 형식

그래야 여행의 순간을 즐길 수 있다. 중년의 여행은 인생 중간정산이다. 일상은 행복의 조건을 만드는 것이고 여행의 순간은 하나하나가 행복의 쟁취다. 멋지게 쟁취할 때 우리는 죽음의 무게를 조금 내려놓을 수 있다.  



<여행에서 만난 사이> 동영상 :

https://youtu.be/0AgkpUTya4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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