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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재열 여행감독 Jul 04. 2023

'북유럽 갬성'의 진원지 핀란드, 일곱 가지 키워드

일곱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본 북유럽 디자인 기행 - 헬싱키 편


'북유럽 갬성'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물론 디자인도 모른다(말하자면 디알못). 그런데 '북유럽 디자인 기행'을 위한 이번 헬싱키 답사에서, 디자인이 어떨 때 힘을 갖는지, '북유럽 갬성'이라는 것이 어떻게 피어나는지, 어렴풋이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많은 일본인들이, 일본의 디자인 마니아들이, 혹은 일본의 디자이너들이 핀란드에 반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삶에, 디자인에 핀란드를 깊숙이 끌어들였다.  그런 가운데 나온 결과물 중의 하나가 바로 <카모메 식당>이 아닌가 싶다. 


일본인들이 왜 핀란드에 반했는지 궁금했다. 어떤 결핍을 채운 것인지, 어떤 답을 얻은 것인지, 어떤 이상향을 공유한 것인지 궁금했다. 디알못의 어설픈 뇌피셜일 수 있지만, 직접 접하고 느낀 핀란드의 감성을 일곱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보았다. 



@ 디자인은 라인이다

'북유럽 갬성'의 핵심은 인테리어고, 그 인테리어의 핵심은 '아르텍'의 설립자 디자이너 알바 알토다. 얇은 나무판을 붙여 구부려서 의자의 선을 살린 알바 알토의 디자인은 혁명적이었다. 그 '라인의 미학'을 헬싱키 시내 건축물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심 곳곳의 공공건물에서 그런 과감한 라인을 감상할 수 있다. 



@ 핀란드 건축은 과감해서 차분하다

좋은 디자인은 역설이다. 헬싱키의 공공디자인이 그랬다. 헬싱키 공항에서 기차역으로 내려갈 때 미래도시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현대미술관에 들어가는 줄... 그런데 과감하면서도 이상하게 차분했다. 눌러 그린 대담함이라고 할까? 핀란드의 건축은 대담하면서도 진지했다.   



@ 나무는 만능이다

핀란드는 나무를 능수능란하게 활용했다. 단순히 나무를 많이 쓰는 것이 아니라 나무와 다른 소재를 자유자재로 섞어 쓰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나무와 쇠의 연결된 사용이 인상적이었는데 헬싱키시립도서관 등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 인테리어는 조명이다

북유럽은 겨울이 길고, 그 겨울은 밤이 길다. 긴 겨울 긴 밤, 그들에게 삶의 중심은 실내다. 그 실내에서 유토피아를 구현하기 위해 그들은 조명에 집중했다. 한국처럼 너무 환하지도 않고 다른 유럽처럼 어둡지도 않은 적정 조도를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이번에 묵었던 래디슨블루 로얄호텔 객실에서 특히 느꼈다. 조명이 다양한 가운데 일사불란했다.   



@ 마리 메꼬는 화분이다 

마리 메꼬는 핀란드인의 로망을 보여준다. 긴 겨울 긴 밤, 잘 자라지 않는 식물과 잘 피지 않는 꽃을 그들은 화분이 아니라 옷에 가꿨다. 꽃과 식물에 대한 갈증이 마리 메꼬의 꽃무늬와 풀무늬다. 거리에서 수많은 마리 메꼬 파생 디자인을 접할 수 있었다. 핀란드인에게 옷은 화분이었다. 



@ 스타일은 패턴이다

패턴 정립을 향한 젊은 핀란드 디자이너들의 집념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단지 좋은 디자인을 도모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끝없는 변주로 패턴을 정립하려 했다. 디자인의 완성은 패턴의 정립이라는 것을 환기해 주었다. 그것을 일본의 디자이너들이 읽어내서 책을 내고 한국은 또 그것을 번역했다.  



@ 핀란드인과 일본인은 통한다

핀란드를 방문한 사람들은 핀란드인에게서 일본인과 비슷한 점을 읽어낸다. 자기표현적이지 않은 점이 닮았다는 것이다. 둘의 비슷한 점으로 언어적 소통에 소극적인데 반해 비언어적 소통에 민감해서 언어적 소통의 미진함을 보완한다고 했는데, 동의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핀란드인은 일본인처럼 자기완결적이지 않아서, 거리는 좀 지저분한 편) 



종합해서 말하자면 핀란드는/헬싱키는 너무나 재미있었다. 보통 유럽의 도시는 가장 화려했던 시절을 판다. 헬싱키는 바로 지금이 가장 화려한 시절이다. 그래서 재미있다. '북유럽 크루즈-북유럽 감성 기행'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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