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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재열 여행감독 Nov 13. 2023

유럽이 지루해질 때쯤 모로코에 가라

모로코기행 에필로그



모로코기행 마지막날, 모로코 여행의 ‘커튼콜’ 에사우이라

모로코여행의 정점은 누가 뭐래도 마라케시다. 여행 중 보았던 모든 모로코가 마라케시에 재현된다. 그것도 업그레이드되어서. 그래서 모로코여행의 종착역은 마라케시가 맞다.

그런데 좀 아쉽다면? 모로코에 좀 더 머물고 싶다면? 모로코를 좀 더 느끼고 싶다면? 에사우이라를 권하겠다. 마라케시가 모로코여행의 클라이맥스라면 에사우이라는 ‘커튼콜’에 해당한다. 멋진 모로코 앵콜송을 선사한다.


에사우이라 일정은 어시장에서 시작했다. 생선을 사서 바로 구워 먹는 모로코식 초장집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생선구이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최고의 식사였다. 한국에서 가을 전어구이를 못 먹고 온 아쉬움을 모로코 정어리구이로 달랬다.

생선은 주로 그릴에 구워 주었다. 갑오징어의 식감도 남달랐고 금태 비슷한 생선은 부드러웠다. 꼴뚜기와 어란은 튀겨 주었는데 고소했다. 커다란 털게로 성찬을 마무리했다. 너무나 훌륭했는데 역시나 압권은 정어리구이의 감칠맛이었다.


배불리 먹고 숙소에서 한숨 자고 오후 늦게 나왔다. 대서양의 석양을 보러 나왔는데 구름이 많아 실망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에사우이아는 은은하고도 진한, 남다른 석양을 보여주었다. 모로코 여행의 ‘커튼콜’로 부족함이 없었다.

저녁을 먹은 이탈리아 레스토랑은 모로코 일정 중 먹은 식당 중 가장 맛있는 곳 중 하나였다. 주인장에게 엄지척을 해주었더니 자신들이 포함된 ‘모로코 100대 식당’ 책자를 선물해 주었다. 다음 모로코여행은 돈이 더 들 것 같다.



모로코가 ‘어른의 여행‘에 적합한 이유

1) 유럽이 지루해질 때 갈만한 곳이다. 유럽에 영향을 주기도, 혹은 받기도 한 곳이라. 유럽의 여행 패턴으로 여행할 수 있는 곳인데 다른 비주얼과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2) 아라비아 판타지를 구현해 준다. 실제로 아라비아국가는 너무 엄격한 이슬람국가가 대부분이어서 이를 구현해주지 못한다. 마라케시에 가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아라빅한 풍경이 펼쳐진다.


3) 올드시티(메디나)에 관광 자원이 집중되어 있어서 걸어서 여행하기 편하다. 유럽 도시 여행하듯 구도심을 두루 돌아보면 웬만한 것들을 다 볼 수 있다.

4) 프랑스 식민시절 신도심이 구축되어 있어서 숙식이 안정적이다. 호텔 컨디션이 좋은 편이고 미식과 와인도 즐길 수 있다. (전통호텔 체인인 잘루카/XALUCA에서의 경험이 특히 좋았다)


5) 각 지역의 지형과 기후가 달라서 여행이 지루하지 않다. 각 도시가 각각의 색을 가지고 있다. 세프샤우엔의 블루, 페스의 가죽색, 에사우이라의 회백색, 와르자자트의 황토색 등등.

6) 각 지역의 인종 구성과 풍속이 달라서 흥미롭다.  아랍인과 베르베르인과 무어인을 두루 볼 수 있고 그들의 전통을 접할 수 있다. 아랍이면서 아랍이 아닌 것이 모로코의 매력.


7) 중동음식 치고는 덜 자극적이고 향신료도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간을 하면 유럽 음식처럼 짜지고 국물 밸런스도 안 맞는다. (모로코 음식은 두 종료가 있다. 간이 안 된 음식과 간이 안 맞는 음식)

8 유럽인들에게 가장 값싼 아프리카 여행지여서 방문객이 많은 편, 그래서 관광 인프라가 비교적 잘 발달되어 있다. 특히 ATV 등 액티비티 가격이 합리적으로 설정되어 있다.



9) 카사블랑카 라바트 탕헤르 에사우이라 등 다양한 해변도시를 지나게 된다. 어디든 휴양지는 해변에 집중되어 있다. 모로코도 마찬가지다. 이 도시에서 여유 있는 일정을 즐길 수 있다.

10) 사하라 사막이 있다. 정말 비교 불가의 사막이다. 그동안 갔던 사막들이 다 야매로 느껴질 정도로~


주) ‘어른의 여행, 트래블러스랩’의 모로코기행 시즌2는 내년 4/6-4/19 진행할 예정입니다. 11월28일 저녁에 트래블러스랩 클럽하우스에서 모로코여행 설명회를 열 예정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댓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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