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신인류’ ‘X세대’ ‘오렌지족’ 한 때 이들을 수식하던 말들이다. 1990년대 초중반 대학을 다녔던 세대, 이제 그들이 50대가 되었다. 한국사회의 중심축을 형성한 386세대 바로 뒷세대,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가 일군 경제적/정치적 과실을 따먹고 대중문화의 풍요와 중흥을 경험한 세대.
원래 ‘어른의 여행, 트래블러스랩’의 메인 타깃은 이들 2차 베이비붐 세대였다. 1990년대 초중반 학번의 입학 30년 뒤 '여행 연합 동아리'가 컨셉이었다. 하지만 실제 ‘어른의 여행, 트래블러스랩’의 주력부대는 1차 베이비붐 세대다. 산업화 세대 & 민주화 세대로 개인의 여가보다는 회사든 국가든 조직논리가 우선이었던 세대, 이들이 트랩의 주력 부대를 형성하고 있다.
두 세대는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2차 베이비붐 세대는 배낭여행과 어학연수 1세대다. 해외여행이 낯설지 않다. 더군다나 인터넷과 모바일 1세대로 각종 검색과 애플리케이션 이용에 거부감이 없다. 그래서 자유여행을 선호한다. 패키지여행을 하더라도 숙박과 항공만 제공하고 여행지에서는 자유롭게 여행하려고 한다.
1차 베이비붐 세대는 그렇지 못하다. 여행을 수학여행으로 배우고(그래서 지금도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하는 투어를 선호한다), 대학 MT와 회사 워크숍 등 ‘하나가 되는 여행’에 익숙하고, 여행사 패키지여행으로 해외를 즐겼던 세대라 해외여행은 패키지여행이 기본값이다.
이번 지중해크루즈 여행에서 두 세대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비유하자면 크루즈에서 내릴 때 2차 베이비붐 세대는 닭장 속의 닭이 뛰쳐나오듯 ‘나의 여행’을 위해 달려 나갔다. 검색을 통해 ‘여길 가봐야 해’ ‘이걸 해봐야 해’ ‘저기서 먹어야 해’가 명확하게 결정되어 있으니까.
반면 1차 베이비붐세대는 양 떼였다. 목동인 여행감독과 안정적인 코스로 가는 것을 선호했다. 정해진 시간까지 반드시 복귀해야 하는 크루즈 여행이 약간은 부담스러운 것이다. 이 세대는 적당한 '여행의 모범답안'을 정해주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데일리 쪽대본 여행을 기획하곤 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역군이었던 1차 베이비붐 세대의 특징은 자신의 선호가 선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남들이 좋다는 곳’에 가고 ‘남들이 재밌다는 것’을 하고 ‘남들이 맛있다는 것’을 먹어왔던 세대다. 그래서 자랑할 때도 남들이 인정하는 것을 경험했다고 자랑한다. 이 세대의 여행 세포를 깨우는 것이 여행감독의 역할.
1차 베이비붐 세대가 ‘계산된 모험’을 할 수 있도록 크루주선에서 내리면 일정 목적지까지 함께 간 뒤에 해산 선언을 했다. 돌아가는 길은 자기 쪼에 맞게 즐기시라고, ‘따로 또 같이’라는 '어른의 여행 트래블러스랩'의 여행철학을 구현했다. 이런 작은 고려가 관광을 여행으로 바꿔 주었다.
저렴한 가격에 택시를 탈 수 있는데도 굳이 버스를 탔다. 여행지에서 현지 대중교통수단을 타보고 싶었는데 그동안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행과 헤어져 광장의 카페에서 혼자 커피 마시는 시간을 즐겼다. 그렇게 점점 자신만의 여행 스타일을 발견해 나갔다.
트랩의 라인업은 주로 1차 베이비붐 세대와 함께 구축하고 있다. 이들이 여행감독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성한 라인업을 2차 베이비붐 세대에 맞게 튜닝하려고 한다. 이번 트랩의 로드맵에 이번 크루즈여행이 좋은 전범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