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사업 이젠 절대 안 할 거야 1편

나를 힘들게 한 사람

by 그로우루샤


첫 번째 고시원은 작년 6월에 인수하였고 두 번째를 연달아 인수한 건 올해 초 1월이었다


첫 번째 고시원은 화장실이 없는 미니룸 형태


두 번째 고시원은 화장실이 있는 원룸형이 8개, 미니룸이 32개.


사실 임대료와 투자금이 첫 번째와 두 번째가 너무 차이가 나서 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무리가 되더라도 연속해서 해야 내가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겠다 싶어 대출을 받아 인수하게 된 것이었다.


작은 것을 해봤으니 큰 것이 별거 있겠냐고 덥석 인수한 것은 지금 돌아보면 잘한 일이다 싶다.


한편으로는 두 번째 고시원 운영은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 이유인즉슨,


두 번째 고시원 입실자들이 나를 정말 힘들게 한 것이었다


특히 인수하고 나서 이전 총무라는 사람이 나에게 살그머니 귀띔해 준 말이...


여기 000이라는 분이 계신데, 그분 때문에 전 원장님이 두 손 두 발 다 들고 떠나셨다는 씁쓸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으니 겁이 안 날 수가 없었다


마음이 단단해야 그런 사람을 잘 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나름 마음훈련도 해보고 긍정확언도 해 가면서 내 마음을 잘 다스려야겠다 싶었다


그리고 드디어 000을 고시원 복도에서 우연히 만났다


"안녕하세요, 새 원장님이시군요?" 여기 고시원은 입지도 좋고 시설도 좋아서 이 부근 고시원들에 비해 훨씬 나은 조건에 있습니다. 인수 잘하셨네요"


이렇게 부드럽게 이야기하시는 거다.


깔끔한 외모에 차분한 말투 그리고 세련된 어투가 고시원에서 있을 법한 분처럼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전 총무의 말을 전혀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저렇게 좋으신 분이 그야말로 '폭탄'일 거란 생각은 꿈도 꿀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총무의 말을 한동안 잊고 몇 날 며칠을 그분과 문자로 소통하며 그분의 고시원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아닌 것은 자연스레 묵묵부답하며 나름 지혜롭게 대하며 지냈다


인수 후 한 달 즈음부터 고시원 일부를 수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과감히 부모님께 돈을 구해 인테리어에 들어가던 어느 날이었다.


전체 페인팅을 한 후 도어록 설치 전에 입실자들 전원에게 단체문자로 '도어록 설치를 위해서 1시부터 3시까지 문을 열어주셔야 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더니만


000님이 바로 이런 문자를 답문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입실자들에게 사전 공지도 안 한 상태에 문을 열라니 이건 말이 안 됩니다. 제가 원장님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야겠습니다'


그야말로 황당한 상황이었다. 내가 분명 인테리어 한다는 공지를 띄운 상태였는데 사전공지 없이 문을 열게 했다는 말도 안 되는 답변.


그때 알았다. 000 이 사람 그야말로 폭탄이 맞았다.


그 답변을 자정 즈음에 받고 정말 어이가 없고 놀라서 잠이 오질 않았다. 어떤 답변을 보내야 할까 고심을 했었다


그런 나를 지켜보는 남편은 그런 이상한 사람 무시하라는 소리만 하고 잠이 들었다


나는 그날밤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러고 나서 새벽에 000한테 이런 문자가 온 것이다


"원장님, 제가 너무 경솔했습니다. 사전 공지를 하셨지만 제 방을 열어야 한다고 해서 너무 화가 났었나 봅니다"


이렇게 답변이 오니 내심 다행이다 싶었고 한편으로는 앞으로 이 사람이 우리 고시원에 있다는 것이 불편하게만 느껴졌다.


이 일이 있은 후 이전 총무에게 들은 사실이 이 사람이 그 당시 비어 있던 다른 방 두 개를 자신의 물건을 넣는 창고로 이용하고 있어서 그 일이 들통이 날까 두려워서 그랬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었다


참으로 어이없는 사람이었다.


(계속)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