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사업 이젠 절대 안 할 거야 2편

by 그로우루샤

그 어이없는 000의 문자소동이 있은 후 며칠 후

000은 나에게 멋들어진 식판 하나를 가져다주며


"원장님, 이 멋진 식판을 블로그에 올리셔서 홍보를 하시면

현재 있는 공실들을 빠르게 채우실 수 있으세요, 제가 원장님께 미안한 마음에

식판 한 개를 샀습니다. 그리고 빈방에 고급진 옥걸이 3~5개를 사놓겠습니다.

아무래도 좋은 옷걸이를 비치해 둔다면 방을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그분이 미안한 마음에 자신의 사비를 털어 사주는 것이 부담이 되어 여러 차례 거절을 하였으나

어쩔 수 없이 그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또 며칠이 흘렀다. 자정 가까운 시간에 000에게 장문의 문자가 오기 시작했다.


"원장님, 3끼 식사를 제공해 보면 어떨까요? 식사를 제공하게 되면 장기 투숙객들이 늘어나

원장님이 운영하는데 더 편해지십니다.


"3끼 식사는 제가 준비하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못하면 사람을 써야 하는데 현재로는 사람을 쓸 정도의 상황이 못됩니다.


"원장님, 3끼 식사는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2-3가지 김치와 멸치, 콩과 같은 밑반찬, 그리고 짜장이나 카레만 간단하게 준비하시면 끝입니다. 뭐가 어렵습니까?"


이런 식의 실랑이가 계속되었다. 나는 3끼 식사를 해 달라는 000의 요청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단 한 가지 국 서비스는 일주일에 2-3번 가능할 것만 같아 그때부터 내가 국을 끓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국 재료를 사는 것만으로도 큰 부담이 되었다 일주일 간 3회 국을 끓이기 시작하니

두 번째 주부터는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국을 제공하기 시작하니 입실자들의 반응이 점차 좋아지는 것 같았다


국 서비스에 대한 000의 아이디어는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그렇게 000의 의견 중에 괜찮은 아이디어는 한 두 가지씩 받아들이며

그를 존중해 주려 노력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입실자 중 여성 한분이 나에게 민원을 제기하였다


000가 젊은 여성들을 자신의 방으로 불러들여 차를 마시자는 제안을 했다는 이야기였다


60대 남성이 젊은 여자 입실자들에게 무슨 할 얘기가 있어서 자신의 방으로 불렀다는 얘긴지

어이가 없었다.


다만 내가 확인하지 않은 사실이었기에 직접적으로 물어볼 수는 없었다


그 후 이런 내용의 민원이 계속 귀에 들어왔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이 계속되었다


다행히 큰 문제없이 해결이 되는가 싶었다


그 후 000의 만행은 계속되었다


외국인 입실자 한 분이 세탁물을 세탁실에 잔뜩 가져다 두었다는 이유로 그 세탁물을 외국인의 방 앞에

던져 놓았다는 제보를 듣게 된 것이다


CCTV를 돌려본 결과 이 일 또한 예상했던 대로 000의 소행이 분명했다


자신의 프레임에 맞지 않는다 싶으면 말도 안 되는 돌발 행동을 보이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계속되는 민원에 하루하루 머릿속이 복잡하였다


또 하루는 000가 주방도구에 '000 기증'이라는 단어를 붙여 입실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생기게 되었다


여러 입실자들이 나에게 연락을 해오기 시작했다


"원장님, 000 기증, 왜 자기가 뭔데 '기증'했다고 자랑질하는 건가요? 불편해서 함부로 쓰기가 그렇네요?


"제가 주방도구를 사다 놓았는데 누가 가져갔는지 다 사라지고 어느 날부터인가부터 ' 000 기증'이라고 써붙여 놓았더군요."


참으로 황당한 일들이 계속되었다. 내가 없어진 주방도구를 사다 놓는 일이 1-2차례 반복되다 보니 '000 기증'이라고 붙여 놓는 000의 행동을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없어지는 주방도구들을 매번 사다 놓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 일도 유야무야 어쩔 수 없이 그냥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000가 나에게 이러저러한 의견을 낼 때마다

큰 문제없는 한 입실자들에게 도움이 된다 싶으면 그냥 그의 의견을 받아주곤 했다


그렇게 몇 달이 흐르고 나는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가고 있었다


나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골치아픈 민원들로 더 이상은 이 고시원을 운영하고 싶지 않았다.


그야말로 번아웃 증후군이 아닌가 싶었다


다행인 것은 내 고시원을 매도하겠다고 중개인에게 말한 지 얼마 안돼서 매수하겠다는 사람이 생겼고 빠르게 고시원을 매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고시원을 매각하고 나서 며칠 후...



000 그 사람 고시원 끝나는 날까지 나를 가슴 아프게 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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