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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해피 Sep 27. 2023

내가 오지랖을??

내 생애 뒤통수

지인 중 절친 동생이 한 명 있다.


그 친구는 결혼부터 삶이 꼬여서 자신과 그녀의

자녀까지 병들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나는 그녀가 너무 안타까워 결혼한 10여 년 전부터

그녀의 '감정받이'를 해 주었다.


나는 안타까운 상황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내가 뭔가를 해 줄 수도 없으면서

마음으론 안타까워서 다 들어주고

내가 힘들어하는 편이다


주변에서는 내가 지나치게 오지랖을 부린다며

부정적으로 말한다


어릴 때부터 남의 어려움을 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이런 마음이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내가 태생적으로 너무 착하게 태어난 건 아닐까

착한 아이 콤플렉스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는 건

아닐까


나도 이런 내가 싫을 때가 많았다


그 동생이 최근 나에게 '내 인생이니 너무 참견하지 마'

이러는데 너무 속이 상했다


내가 그간 그녀의 아픔을 옆에서 지켜봐 주고

힘든 감정을 다 받아주며 마음으로 애써왔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참견하지 말라'는 냉정한 한 마디


그녀의 안타까운 상황을 받아주고 대응해 주려면

나도 머리가 아프고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나를 보고 그만 참견하라니.

배신감이 몰려왔다


한 번은 직장에서 윗 상사가 아랫사람에게

쓴소리를 해야 하는데 그걸 못하는 상사를

위해 내가 총대를 메고 상사의 속내를

같은 직급인 내가 드러내게 되어

결국 그 직원과 불편한 관계를 초래하게 되었다

상사는 본인이 싫은 소리 하는 게 불편해

하지 못하고 있고, 나는 나대로 상사의 상황이

안타까워 내가 대신 표현했을 뿐인데...

내가 말 그대로 오지랖을 심하게 부린 것 같다는

느낌? 내가 너무 착하게 누군가를 위해 애쓰는 게

지나친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최근 한 고객분의 말을 통해 내 이런 상황에

뒤통수를 치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가장으로 살면서 세 자녀를 혼신을 다해

돈 벌어 학비 대고 결혼 자금 대고 했더니

차가운 자녀들의 반응에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동시에 어린 친동생을 위해 부모역할해 가며

먹이고 입히고 결혼까지 시킨 남동생이

누나에게 감사한 마음 전혀 갖지 않고

냉랭하게 대한다는 말속에서...


나도 인간관계에 대한 허무함을 느끼게 된다

내가 인생을 다 산건 아니지만

벌써부터 이런 감정이 드는 걸 보니

나도 나이가 든 건가 싶다


지나치게 누군가의 인생을 관여하는 것

나도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본인이 행복하지 않은 길을

흐릿한 판단으로 인해 잘못 가고 있는 걸 보며

가만히 있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제는 가족 외에 주변 지인들에게

내 시간을 지나치게 쏟지는 않으려 한다

내 인생 살기도 바쁜데 누군가의 삶에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이제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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